바이오스펙테이터 천승현 기자
한미약품이 ‘올리타’로 인한 사망 사례를 고의적으로 지연 보고했다는 의혹에 보건당국은 지난해 사망사례가 접수됐지만 추적조사 결과 인과관계가 뒤늦게 밝혀졌다고 해명했다. 한미약품의 고의지연 보고 여부는 정밀조사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7일 국회에서 열린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 ‘올리타’ 사망 사례의 지연 보고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천정배 국민의당 의원은 “한미약품의 올리타는 지난 5월 3일 조건부 허가를 받았는데 스티븐존슨증후군(SJS, Steven Johnsons Syndrome)으로 인한 사망 사례는 지난해 7월 발생했다. 사망 사례가 뒤늦게 보고됐다”고 사망 사례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식약처는 지난달 30일 올리타의 허가 후 임상시험 수행 중 허가사항에 반영되지 않은 중증피부이상반응이 발생했다는 내용의 안전성 서한을 배포하고 신규 환자 처방 제한 조치를 내렸다. 이후 지난 4일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열어 “올리타의 유익성이 위험성보다 크다”며 처방 제한 조치를 해제한 바 있다. 사망 사례 중 SJS으로 인한 사망은 올리타와 인과관계가 명확하다는 게 식약처 판단이다.
쟁점은 SJS 사망 사례가 올리타 허가 전에 발생했는데 왜 인과관계가 뒤늦게 밝혀졌는지 여부다.
천 의원은 “9월1일에 스티븐스존슨증후군(SJS)으로 인한 사망이 보고됐는데, 사망 사례는 지난해 7월4일 발생했다. 발생 기준으로 1년 2개월이 지나 보고됐다”고 지적했다.
식약처는 임상시험 과정에서 뒤늦게 인과관계가 밝혀진 사례라고 설명했다.
유무영 식약처 차장은 “지난해 SJS 관련 사망이 보고됐을 때는 의심사례로 분류했다. 의심사례는 당장 조치를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5월 올리타의 허가 이후 6월에 (또 다른 중증피부이상반응이) 발생하자 임상자가 의심사례가 더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기존 사망사례를) 조사했다”고 답했다.
조사 결과 지난달 올리타와 SJS 사망의 인과관계가 명백하다고 판단돼 처방 제한 조치를 내렸다는 설명이다.
식약처의 처방 제한과 제한 해제를 내리는 과정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천 의원은 “9월1일 사망사례의 인과관계가 밝혀졌는데 9월30일 안전조치를 내리고 4일만에 이 결정을 철회했다”고 질타했다.
유 차장은 “9월 23, 27, 29일 세 차례 조사를 거쳐 검토를 진행한 결과 인과관계가 명백하다고 판단하고 신규환자 처방 제한 선 조치를 내렸다”면서 “휴일이 끝나자마자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열어 신규환자도 통제범위에서 사용하는건 괜찮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미약품의 사망사례보고 고의 지연 의혹은 정밀조사가 필요하다는 게 식약처 입장이다.
손문기 식약처장은 “현재 조사를 진행 예정이다. 정밀조사를 진행해보고 조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