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천승현 기자
바이오업체 선바이오가 자체 구축한 원천 기술을 토대로 세계 최초의 뇌졸중 응급처치제와 인공혈액을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인도 제약사에 기술 이전한 호중구감소증치료제의 미국 승인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노광 선바이오 대표는 12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뇌졸중 환자가 병원에 이송되는 골든타임 동안 뇌세포가 죽는 것을 방지하는 뇌졸중 응급처치제 'SB'를 개발 중이다. 새끼 돼지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에서 효능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선바이오는 소의 피에서 적혈구를 추출한 이후 적혈구에서 헤모글로빈을 추출해 자체 원천기기술을 접목하는 방식으로 SB를 만들었다. 뇌졸중 환자는 혈관이 막혀서 적혈구가 통과하지 못하는데 적혈구 크기의 1000분의 1에 불과한 SB를 투여하면 뇌세포에 산소가 공급돼 응급처치 효과와 함께 뇌졸중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노 대표는 “극심한 조건에서 동물실험을 진행했는데 뇌세포가 정상적인 산소포화농도를 보이며 뇌졸중이 호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든타임 동안 뇌세포를 살리는 약은 SB가 세계 최초다”고 평가했다.
선바이오는 SB를 뇌졸중 응급처치제 뿐만 아니라 인공혈액 용도로도 개발할 계획이다. 같은 의약품이지만 뇌졸중 응급처치제(SB1)와 인공혈액(SB2)으로 나눠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다.
인공혈액은 혈액형 제한이나 보존 기간이 짧은 기존 혈액의 한계를 개선한 제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만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선바이오는 오는 2025년께 시장 진입을 목표로 임상시험을 진행, 향후 수혈 환자들이 혈액과 인공혈액에 대한 선택권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인공혈액의 세계 시장규모는 약 500조원에 달할 것으로 회사 측은 추산했다.
선바이오는 자체 개발한 플랫폼 기술 페길레이션(PEGylation)을 적용해 다양한 바이오의약품 개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페길레이션은 바이오의약품의 체내 잔존시간의 증가와 면역반응 억제 효과를 유도할 수 있는 기술이다.
선바이오는 이 기술을 적용해 암젠이 개발한 호중구감소증치료제 ‘뉴라스타’의 복제약(바이오시밀러) ‘뉴페그(Neupeg)'를 만들어 지난 2003년 인도 제약사에 기술 이전했고 미국시장 진출을 기다리고 있다.
캐나다 제약사 아포텍스가 뉴페그의 미국 임상시험을 진행했고 지난 2014년 12일 미국식품의약품국(FDA)에 허가 신청했다. 뉴페그가 미국 시장에 발매되면 선바이오는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지급받는다. 미국 시장 매출이 1억 달러까지는 매출의 5%, 1억 달러부터 2억 달러까지는 4%, 2억 달러 이상은 3%를 받는 조건이다.
호중구감소증은 백혈구 안에서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호중구가 갑자기 떨어질 때의 증세를 말한다. 국내제약사 중 동아에스티, 한미약품, 녹십자 등이 호중구감소증치료제 시장에 뛰어든 상태다.
다만 뉴페그의 FDA 승인 여부는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노바티스의 자회사 산도스가 지난해 11월 허가를 접수했지만 지난 6월 승인 불가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노광 대표는 “현재 FDA에서 뉴페그의 허가를 검토 중이지만 어느 단계인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면서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도 허가 심사에 21개월이 걸린 것으로 알고 있다. 허가 시기는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코넥스 상장 기업인 선바이오는 지난 6일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