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바이오기업은 외부투자 의존도가 높아 지분 희석이 불가피합니다. 따라서 창업 초기부터 지분율 관리 및 지분 희석 시나리오 수립이 필수적입니다."
지난 25일 오전 제 2회 바이오창업스쿨이 열린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로의 한국반도체산업협회 9층 교육장. 신정섭 KB인베스트먼트 본부장(벤처2본부)의 '바이오창업과 투자유치 방안'을 주제로 한 강의에 20여명의 참석자들이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기업이 상장하려면 통상적으로 최대 주주가 지분 30% 이상을 확보하고 있어야 하며 바이오기업이라 하더라도 20%는 보유하도록 창구지도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신 본부장은 "기업은 지배구조가 핵심으로 누가 이 기업을 소유하고 의사를 결정하는지가 중요하다"면서 "최대주주 지분율이 너무 낮으면 적대적 M&A가 가능하다. 사업 영역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오창업스쿨은 한국바이오협회가 바이오분야 신규창업을 준비하거나 창업초기기업을 돕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기업체 근무자, 대학교수, 연구실 연구원, 기업 대표 등 60명(정원)이 등록해 참여했다.
바이오분야는 최근 활발한 투자가 이뤄지면서 창업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부설 벤처투자정보센터에 따르면 올해 9월말까지 벤처캐피탈의 바이오·의료분야 신규투자 규모는 3432억원으로 전체의 23.2%를 차지했다. 부동의 1위였던 ICT 제조·서비스의 3371억원(22.8%)을 넘어섰다.
실제로 바이오협회가 참가자 50명을 대상으로 사전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1년 이내 창업하겠다는 응답자가 22명(44%)으로 가장 많았다. 3년 이내가 11명(22%), 2년 이내가 2명(4%) 등이었다. 연령대는 만 46세 이상이 18명(36%)으로 가장 많았고 만 31~만 35세가 11명(22%)로 그 다음이었다.
현재 서울 모대학 연구소에서 박사후 과정(postdoc)을 밟고 있다는 A씨(32)는 "현재 줄기세포 연구를 하고 있으며 향후 창업에 관심이 있어서 참여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다만 "2000년대 후반 폭발적이었던 줄기세포에 대한 관심이 최근에는 떨어져 고민되고 있다"면서 "정부에서 창업을 위해 많은 도움을 준다고 하는데 실제로 주변에서 창업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려운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 바이오기업에 다니고 있다는 B씨는 "현재 회사의 한 프로젝트를 가지고 스핀 오픈(spin off)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서 "약 3년 정도 시간을 두고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국내 바이오기업의 스핀오프는 활발한 편은 아니다. 최근에는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에서 나온 인투셀, 유전체 분석업체 마크로젠에서 분사한 ‘3billion(빌리언)’ 등이 있다.
이날 신 본부장은 바이오기업 창업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조언했다. 그는 "바이오기업 창업은 기술자가 많지만 반드시 사업가와 함께 해야 한다"면서 "투자자가 CFO를 구해주는 조건으로 투자를 결정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바이오기업은 당장 매출이 나오기 힘들기 때문에 결국 투자자와 기업의 신뢰 문제로 귀결된다"면서 "신뢰관계를 만들어서 함께 공감하고 공유하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강의한 정대용 숭실대 교수는 기업가 정신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업을 위한 열정, 상품과 고객에 집중, 실패하더라도 끈기있는 태도, 실행지능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열정은 사업을 기획하고 진행하는데 있어 성공의 길로 가도록 도움을 준다"고 주장했다.
그는 "창업이란 많은 피드백을 들으면서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고 좋은 아이디어를 빠른 시간안에 긍정적 가치를 찾아서 도전하는 것"이라면서 "열정이 없다면 단지 버티는 것뿐으로 열정이 없는 창업은 헛바퀴를 계속 도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