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앞으로 유전자교정과 관련한 국제적인 소사이어티를 구성하고 협의를 진행해 이 기술이 사회에 수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유전자가위가 가져올 유전자교정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한국유전자교정학회가 14일 공식 출범했다. 이날 서울대학교 글로벌공학교육센터에서 열린 한국유전자교정학회 창립총회에서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 유전체교정연구단장은 학회가 추구하는 지향점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김 단장은 이날 한국유전자교정학회 초대 회장으로 추대됐다.
한국유전자교정학회는 지난 6월 일본에서 설립된 '일본게놈편집학회(Japanese Society for Genome Editing)에 이어 세계 두번째로 구성되는 유전자 교정분야 학회다. 유전자가위에 대한 학술연구를 통해 글로벌 유전자교정 시대에 대비하는 것은 물론 생명윤리, 법학 등 다양한 관점에서의 접근을 통해 우리 사회가 수용가능한 대안을 모색하자는 취지로 설립됐다.
김 단장은 "기존 생명과학학회 분과가 아닌 별도학회로 시작했는데 이는 유전자 가위 기술이 '사회적 함의'가 있기 때문에 의생명과학자와 인문사회학자, 법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 및 대중과 교류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결국 유전자교정이 사회에 수용될 수 있도록 하는 논의의 장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유전자 가위기술은 인간배아 교정 허용 문제, GMO(유전자재조합식품) 제외 여부 등 민감하고도 다양한 이슈들이 존재하며 접근방식도 각 국가별로 제각각이어서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김 단장은 "미국 중국 등에서도 유전자교정 조직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들과 협력해 국제조직을 만들고 각 정부에 제언하는 노력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전자교정 시대를 앞당긴 건 크리스퍼 유전자가위(CRISPER-Cas9)다. 원하는 유전자를 정확하게 타깃해서 제거하거나 교정할 수 있는 크리스퍼는 질병 치료는 물론이고 점차 배아 연구, 농작물 및 가축 연구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김 단장은 "워낙 많은 사람이 연구해 계속 놀라운 발견과 새로운 개념이 나오고 있다"면서 "질병 치료의 경우 암 말고도 다양한 질환에 적용하려는 추세가 계속될 것이다. 국내 임상은 내후년쯤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개최된 학국유전자교정학회 창립 심포지엄에는 국내 많은 유전자교정 연구자들이 참여했다.
특히 오전에는 이두갑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 장대익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 송기원 생화학과 연세대 교수 등이 발제자로 나서 유전자공학 기술의 발전사와 유전자가위 기술의 장단점을 논하고 생명윤리 및 진화 관점에서 유전자가위에 대해 소개하기도 했다.
이날 유전자 교정 전문 기업인 툴젠과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장구 교수는 국내 최초로 유전자 교정 랫드(Rat) 생산에 성공한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장 교수는 “랫드는 사람과 생리학적 유사성이 높은 연구용 동물로 특히 신경과학 등의 분야에서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며 “이번 유전체 교정 랫드 생산은 국내 바이오 연구의 수준을 한단계 끌어 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