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천승현 기자
삼진제약이 복제약(제네릭) 시장에서의 상승세를 앞세워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진제약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2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6.9% 늘었고, 매출액은 2393억원으로 전년보다 10.5% 증가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지난 1968년 창립 이후 신기록이다.
삼진제약은 지난 2012년 이후 매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성장하는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매출액은 2012년 1857억원에서 4년새 28.9% 늘었고 영업이익은 2012년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17.6%로 4년 연속 두 자릿 수 비율을 나타냈다.
제네릭을 비롯한 전문의약품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의약품 조사업체 유비스트에 따르면 삼진제약의 간판 제품 ‘플래리스’는 지난해 617억원의 원외 처방실적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9.8% 성장했다. 플래리스는 사노피아벤티스의 항혈전제 ‘플라빅스’의 제네릭 제품이다. 제네릭 제품 1개만으로 회사 전체 매출의 25% 가랑을 올린 셈이다.
플래리스는 국내제약사가 판매 중인 전체 제네릭 제품 중에서도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했고, 오리지널 의약품 플라빅스(695억원)마저 위협하고 있다. 플래리스의 성분 '클로피도그렐'을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개발하는 등 차별화 전략이 주효했다.
삼진제약은 ‘뉴스타틴에이’(7.5%), ‘뉴라세탐’(13.0%), ‘뉴토인’(9.8%), ‘뉴스타틴알’(80.8%) 등 주요 제네릭 제품들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제네릭 시장의 과열경쟁으로 상당수 국내제약사들이 어려움을 토로하는 상황에서 주요 제품들이 고른 성장세를 나타낸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사실 삼진제약은 일반의약품 진통제 ‘게보린’으로 유명세를 탄 기업이다. 그러나 게보린의 연 매출은 약 150억원 가량으로 회사 매출의 10%에도 못 미친다. 사실상 전문의약품 전문 기업으로 체질개선이 완성됐다는 평가다. 게보린도 한 때 구성 성분 중 하나인 ‘이소프로필안티피린(IPA)’의 혈액학적 부작용 논란에 휘말렸지만 지난 2015년 보건당국의 재평가 결과 부작용 누명을 벗은 상태다.
국내 제약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인 이성우 사장(72)의 ‘소통 경영’이 주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사장은 지난 1974년 삼진제약에 입사한 이후 영업담당 전무, 영업담당 부사장 등을 거쳐 2001년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지난해 초 6연임이 확정되면서 18년의 임기가 보장된 상태다.
이 사장은 임직원과 직접 소통하고 교감하는 스킨십과 솔선수범 경영으로 노사무분규 및 무교섭 임금협상 등의 성과를 내며 ‘소통하는 전문경영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사장은 매년 특정 제품을 지목해 매출액의 1%를 사회공헌활동에 활용하는 경영을 실천 중이다. 예를 들어 A품목의 연 매출이 100억원을 기록했을 경우 매출의 1%인 1억원을 전 직원들에 나눠주고 이 금액을 사회공헌 활동에 사용토록 한다. 실제 영업실적이 사회공헌 활동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직원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삼진제약의 매출은 이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기 직전 440억원에서 5배 이상 껑충뛰었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순환기, 치매 영역 등의 전문의약품 영역에서 강점을 보이는데다 빠른 고령화로 인해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면서 “향후 에이즈치료제, 안구건조증치료제 등 신약개발에도 주력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