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천승현 기자
바이오업체 메지온이 발기부전치료제로 사용되는 ‘유데나필’의 미국 시장 진출 시나리오를 소개했다. 발기부전치료제 용도는 올해, 폰탄수술환자 치료제는 내년께 미국 시장 타진이 가능하다는 목표다. 다만 현지 시장 여건을 감안해 시장성이 높은 폰탄치료제를 먼저 미국시장에 내놓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메지온은 지난 15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IR설명회를 열어 현재 추진 중인 ‘유데나필’의 미국 시장 진출 계획을 소개했다.
유데나필은 동아에스티가 개발한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의 주 성분이다. 메지온은 유데나필의 폰탄치료제 적응증에 대한 모든 권리를 넘겨받고 개발을 진행 중이다. 발기부전 적응증에 대해서도 북미, 멕시코, 러시아 등의 판권을 확보하고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메지온은 유데나필을 활용해 폰탄수술환자 치료제의 미국 진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폰탄은 선천적으로 심실이 정상적으로 분리되지 않은 단심실을 바로잡는 수술을 말한다. 폰탄수술을 받을 수 밖에 없는 환자들은 심부전, 단백 소실성 장증, 간기능 장애, 혈전 등의 합병증을 겪게 되는데, 유데나필을 폰탄수술의 예후를 향상시키는 약물로 개발하는 것이다. 현재 미국에서 약 2만9000명의 폰탄수술환자가 있는 것으로 회사 측은 추정했다.
메지온은 유데나필의 폰탄치료제 개발을 위해 지난해 6월 미국 식품의약품국(FDA)로부터 임상3상시험 승인을 받고 지난해 8월부터 환자 등록을 시작했다. 메지온은 약 400명 환자 모집을 목표로 미국 21개, 캐나다 1개, 한국 2개 병원 등 총 24개 기관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한다.
임상시험에서는 유데나필87.5mg을 1일2회 6개월 동안 투여해 유산소 운동능력 개선 정도, 혈액순환·혈관기능 평가지표 등을 평가한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3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으며 올해 말까지 70~80명 수준까지 임상 환자를 늘릴 계획이다.
메지온은 유데나필이 미국에서 폰탄치료제로 발매되면 연간 4만달러(약 5000만원) 정도의 보험약가가 책정될 것으로 추정했다.
메지온 관계자는 “폰탄수술치료제 신약이 나왔을 때 가능한지 미국 보험회사 의사 설문을 받고 컨설팅 의뢰한 결과 보험사 전문가들은 희귀의약품 가격으로 보험등록에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면서 “동종 계열 약물 타다라필의 폐동맥고혈압 가격이 연간 2만5500달러로 책정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가격이 충분하다는 의견이다”라고 설명했다.
메지온 측은 오는 2018년 유데나필의 폰탄치료제 발매를 예상했다. 단기적으로 2027년까지 연간 3억달러, 2032년에는 4억달러 매출을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지온 관계자는 “유데나필은 동종 계열 약물과 비교시 부작용 측면에서 가장 우수하며 특히 청소년기 폰탄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약으로 평가된다”라고 말했다.
유데나필의 발기부전치료제 용도의 미국 시장 진출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메지온은 발기부전치료 임상시험을 마치고 2015년 1월 FDA에 유데나필의 신약 허가 신청을 제출했다. 그러나 2015년 말 유데나필을 생산하는 인도 닥터레디 생산공장의 품질관리 수준을 개선하라는 경고장을 받고 승인이 보류됐다. 이와 관련 메지온은 지난달 미국 뉴저지 법원에 닥터레디를 대상으로 발기부전치료제 허가 지연에 따른 미국시장 진출 지연으론 인한 손해가 발생했다는 내용의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한 상태다.
메지온은 유데나필의 생산 공장을 바꿔 미국 허가를 준비 중이다. 폴란드 폴파마와 캐나다 할로사와 생산대행(CMO) 계약을 맺고 각각 원료의약품과 완제의약품 생산 채비를 마쳤다.
메지온은 올해 상반기에 FDA에 유데나필의 발기부전치료제 허가를 신청하면 하반기께 승인을 받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다만 허가 신청 시점은 현재로서는 유동적이다.
만약 미국에서 유데나필이 폰탄치료제보다 발기부전치료제 용도로 먼저 허가를 받을 경우 이후 폰탄치료제 약값을 높게 받을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미 저렴한 가격으로 미국에서 팔리고 있는 약물이 적응증만 달라졌다고 높은 가격을 받는 것은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이유에서다. 더욱이 미국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은 실데나필과 타다라필의 특허만료로 제네릭 제품들이 진입해 유데나필의 시장성을 낙관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메지온 관계자는 “현재 유데나필의 FDA 허가신청은 연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폰탄치료제 개발 과정을 고려해 허가신청 시점은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