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천승현 기자
지난해 바이오의약품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이 크게 늘었다. 합성의약품 임상시험은 감소세를 나타냈다. 제약기업이나 연구자들이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했다는 사실이 수치로 확인됐다.
3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임상시험 계획 승인 건수는 총 628건으로 2015년(674건)보다 6.8% 감소했다.
임상시험 승인건수 감소는 새로운 신약 후보물질 감소, 제네릭의약품 시장 확대 및 연구개발 생산성 저하 등으로 임상시험이 줄어들고 있는 세계적 추세가 국내에 반영된 것으로 식약처는 분석했다. 미국 임상시험 등록건수도 2015년 1만847건에서 지난해 8090건으로 25.4% 줄었다.
분야별 국내 임상시험 승인 현황을 보면 바이오의약품 임상시험 건수는 늘었지만 합성의약품 임상시험은 감소했다.
지난해 바이오의약품의 임상시험 승인 건수는 226건으로 전년(202건) 대비 12% 증가했다. 합성의약품 임상시험 승인은 2015년 451건에서 지난해 387건으로 14% 감소했다. 전체 임상시험 승인건수에서 바이오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4년 26%에서 2015년 30%, 2016년 36%로 매년 높아지는 추세다.
제약사와 연구자들이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위해 바이오의약품 분야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바이오의약품 임상시험 승인을 종류별로 살펴보면 유전자재조합이 158건으로 가장 많았고, 백신 등 생물학적 제제(33건), 세포치료제(33건), 유전자치료제(9건) 등이 뒤를 이었다.
생물학적제제의 경우 녹십자에 이어 SK케미칼, 일양약품 등의 백신사업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임상시험승인 건수도 2015년 14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세포치료제의 임상시험은 2015년 25건보다 32% 늘었는데, 자가유래 세포치료제에 비해 대량생산을 통한 상업성이 높은 동종유래 세포치료제에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동종유래 세포치료제의 임상시험은 2015년 16건에서 지난해 26건으로 63% 늘었다. 동종유래 세포치료제는 건강한 타인의 몸에서 살아있는 세포를 채취해 체외에서 배양, 증식, 선별 등 물리적·화학적·생물학적 방법으로 조작해 제조하는 의약품으로 대량생산이 용이하다.
임상시험 신청 의뢰자별로 분류하면 지난해 제약사가 승인받은 임상시험은 457건으로 전년(540건)보다 15% 감소했다. 국내제약사의 임상은 2015년보다 22% 감소한 190건으로 집계됐고, 다국적제약사의 임상은 2015년보다 9% 감소한 267건으로 조사됐다.
반면 연구자임상시험은 지난해 171건으로 전년(134건) 대비 28% 늘었다. 연구자임상시험은 연구자가 학술 목적으로 허가받은 의약품 등을 활용해 새로운 적응증과 용법·용량 등을 탐색하는 연구를 말한다.
식약처는 “연구자임상시험 증가는 새로운 제품 개발과 허가를 주요 목적으로 하는 임상시험에서 국내 의료상황 및 환자 특성에 맞는 용법·용량 탐색, 의약품간 상호작용 연구 등 국민보건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임상연구가 활성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라고 설명했다.
국내제약사 중에는 지난해 대웅제약이 가장 많은 16건의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고 종근당과 동아에스티가 각각 14건, 8건으로 뒤를 이었다. 다국적제약사는 한국릴리(15건), 한국얀센(13건), 한국MSD(13건) 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