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윤소영 기자
뉴로크린(Neurocrine biosciences)이 개발중인 D-아미노산 산화효소(D-Amino Acid Oxidase, DAAO) 저해 기전의 조현병 치료제 후보물질이 임상 2상에서 1차 종결점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 약물은 뉴로크린이 지난해 다케다(Takeda)와 20억달러의 딜을 통해 획득한 약물 중 하나다.
뉴로크린은 2일(현지시간) 조현병 음성증상(negative symptoms of schizophrenia) 환자를 대상으로 한 '루바다지스탯(luvadaxistat, NBI-1065844/TAK-831)'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했다.
뉴로크린은 256명의 조현병 음성증상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NCT03382639)을 진행했으며 임상의 1차 종결점은 치료 84일째 양성 및 음성 증후군 척도(Positive and Negative Syndrome Scale, PANSS)와 음성증상 인자 척도(Negative Symptom Factor Score, NSFS)였다. 조현병 증상은 양성증상과 음성증상으로 나뉘는데 양성증상에는 환각, 망상, 왜곡된 사고 등이, 음성증상에는 정서둔화, 무언어증, 무의욕, 비사회성, 무쾌감증, 인지결함 등이 있다.
임상 결과 루바다지스탯은 기준점 대비 PANSS 및 NSFS를 개선시키지 못하면서 1차 종결점을 충족에 실패했다. 하지만 인지평가(cognitive assessment)를 측정한 2차 종결점은 만족했으며, 이에 뉴로크린은 가능성을 보고 임상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작용은 기존의 임상 결과와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루바다지스탯은 다케다가 개발한 경구용의 저분자 화합물이다. 루바다지스탯은 D-아미노산 산화효소(D-Amino Acid Oxidase, DAAO)와 결합해 DAAO의 활성을 저해한다. 활성화된 DAAO는 D-세린(D-Serine)을 분해한다. D-세린은 흥분성 신경전달 수용체인 NMDA를 활성화시킨다고 알려져 있는데, 조현병 환자들에서는 D-세린의 레벨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다케다는 DAAO를 저해해 D-세린의 분해를 막는 기전의 루바다지스탯을 개발했다.
뉴로크린은 지난해 다케다와 20억달러 규모의 딜을 체결하며 루바다지스탯을 포함한 7개 정신질환 약물에 대한 개발 및 상업화 독점권을 확보했다. 당시 다케다는 임상 2상 단계의 루바다지스탯을 뉴로크린에 넘겼다. 뉴로크린은 다케다에 계약금으로 1억2000만달러를 지급하기로 했으며 개발에 따른 마일스톤은 최대 18억9500만달러였다.
에리 로버츠(Eiry W. Roberts) 뉴로크린 CMO는 “이번 임상 2상은 조현병 음성증상 환자들에서 1차 종결점을 충족시키지 못했지만 인지능력 개선과 관련한 2차 종결점은 충족했으며 치료 관련 부작용도 문제가 없었다”며 “따라서 파트너사인 다케다와 임상을 지속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에도 같은 기전을 이용한 약물의 조현병 임상에서 실패 소식이 있었다. 콘서트 파마슈티컬즈(Concert pharmaceuticals)는 중수소화(deuterated)형태의 D-세린인 ‘CTP-692’로 진행한 임상 2상에서 1차 및 2차종결점을 충족시키지 못한 결과를 발표했었다.
뉴로크린은 D-세린을 분해하는 DAAO를 저해하는 기전, 콘서트는 D-세린 자체를 보충하는 기전으로 서로 다른 기전을 가진 조현병 약물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두 회사의 약물은 D-세린을 증가시켜 NMDA를 활성화시킨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