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윤소영 기자
지난 3월초 새롭게 확대 개편 출범한 국가신약개발사업단(Korea Drug Development Fund, KDDF)이 세부 운영계획을 발표하고 과제신청 접수에 들어갔다. 10년간 1234개의 신규 과제를 지원하는 이번 사업에는 총 1조4747억원의 정부 연구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올해 계획된 목표 지원과제 수는 129개다.
김순남 KDDF 연구개발(R&D)본부장은 지난 6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국가신약개발사업 RFP 발표 및 세부 운영계획 설명회’에서 4개 세부사업의 내용과 지원금액 등을 소개하고, 각 과제의 사업추진 체계,와 과제 선정 및 평가절차에 대해 설명했다.
발표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신약기반 확충연구 신약 ▲R&D 생태계 구축 연구 ▲신약 임상개발 ▲신약 R&D 사업화 지원 등 4개 세부사업으로 구분된다. 기존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대비 강화된 특징은 학교/연구소,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지원 확대다. 이번 사업에서는 학교/연구소, 중소/벤처기업들의 주요 연구 역량인 유효물질 및 선도물질 단계 연구를 지원해 중견/대기업과 경쟁했을 때 불리한 점을 해소할 수 있는 약물개발 진입경로를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이들 4가지의 세부사업을 관통하는 전략은 △오픈이노베이션 강화 △단계별 연계성 강화 △병목구간에 대한 집중지원이다. 개발 초기단계의 연구에서부터 협력 개발을 진행해 신약개발을 가속화하겠다는 의미다.
또한 하나의 개발단계가 끝났을 때 신속하게 다음 개발단계로 진행될 수 있도록 각 단계의 우수 과제에 대해서는 ‘신속심사과정’을 적용해 단계별 연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는 상위 최대 20% 과제에 해당되며 이로 인해 유망한 과제에 대한 신속한 개발 진행이 기대된다. 병목구간에 대한 집중 지원을 위해서는 브릿지 프로그램, 임상 및 연구개발 자문, 협력연구 활성화, CMC 지원 사업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김 본부장은 "이번 사업은 국내 제약, 바이오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바탕으로 신약개발 전주기 단계를 지원하는 범부처 국가사업"이라고 정의했다. 사업은 ‘신약’ 개발에 대한 사업이며 합성의약품, 바이오의약품, 천연물의약품 등을 포함한다. 원칙적으로는 전 질환분야에 대한 지원사업이지만 감염성 질환, 재생의료사업과 같이 선행으로 진행하고 있는 정부사업과 중복되는 분야는 제외됐다.
김 본부장은 "10년간 진행되는 이번 사업의 정량적 성과 목표는 ▲글로벌 기술이전 200억 이상 60건 ▲FDA 및 EMA 신약 승인 4건 ▲연 1조원 이상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 1건"이라며 "기존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의 추진체계를 본받아 연도별 과제수나 과제별 지원기간, 지원금액 등은 총 사업기간 내에 탄력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스펙테이터는 이날 김 본부장이 설명한 4개 세부사업의 구체적인 내용과 사업추진 체계 및 과제선정/평가 절차에 대해 살펴봤다.
◇세부사업 1 : 신약기반 확충연구
세부사업1은 신약개발 과정 중 유효물질과 선도물질 단계의 연구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대학/연구소나 중소/벤처기업의 개발 초기단계 기술 및 아이디어에 대한 연구 지원이다. 중견/대기업과의 협력 활성화를 유도하고 글로벌 기술이전 및 자체기술 기반 마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선행의 범부처 전주기 신약개발 사업에는 없었던 연구단계의 사업이다.
세부사업1은 학교나 연구소, 중소/벤처기업 중심의 사업이다. 따라서 이 사업은 학교/연구소 및 중소/벤처기업이 주관하거나 참여할 수 있다. 중견기업 혹은 대기업도 참여 가능하지만 주관기업은 될 수는 없다.
유효물질 과제의 기간은 2년이며 유효물질에 이어 선도물질까지 과제를 이어서 진행할 경우 기간은 3년으로 늘어난다. 최대 12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선도물질 과제의 기간은 2년이며 최대 8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세부사업 2 : 신약 R&D 생태계 구축 연구
세부사업2는 후보물질 및 비임상 단계의 신약개발을 지원한다. 기초 연구와 임상개발의 연계가 원활이 이루어질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부사업2는 협력기반형(트랙 1)과 중소/중견기업 중점지원형(트랙 2)으로 나뉜다. 협력기반형 트랙은 학교-연구소-병원-기업 혹은 기업-기업간 협력 연구에 대한 지원 트랙이며 중소/중견기업 중점지원형 트랙은 중소/중견기업의 연구지원 트랙이다. 김 본부장은 협력기반형 트랙의 과제를 우대한다고 설명했다.
두 트랙은 주관 및 참여 가능한 기관에서도 차이가 있다. 협력기반형 트랙은 모든 기관에서 참여할 수 있지만 주관은 중소/벤처기업만 가능하다. 중소/중견기업 중점지원형 트랙에는 학교/연구소, 대기업은 참여할 수 없고 중소/벤처기업과 중견기업만이 주관과 참여가 가능하다.
후보물질 과제의 기간은 2년 이내이며 12억원 내외의 연구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비임상단계 과제 기간 역시 2년으로, 20억원 내외 연구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연구비는 총 금액 내에서 유동적인 사용이 가능하다.
◇세부사업 3 : 신약 임상개발
세부사업3은 기업중심의 임상 1상 및 2상 개발 단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기업 과제만 지원하기 때문에 학교/연구소는 세부사업 3에 참여할 수 없다. 중소/벤처, 중견, 대기업은 모두 주관 혹은 참여 기업이 될 수 있다.
임상 1상 과제의 기간은 2년 내외, 연구비는 35억원 내외로 지원받을 수 있다. 임상 2상도 과제 수행 기간은 2년 내외이며 70억원 내외의 연구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는 임상의 특성상 기간과 연구비는 총 금액 내에서 유동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세부사업 4 : 신약 R&D 사업화 지원
세부사업4는 위 3개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 별도로 분리한 사업이다. R&D, 라이선싱, 제조/생산 관련 컨설팅을 통해 앞의 3개 세부사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김 본부장은 “국내의 인프라, CMO, CRO 등을 활용할 예정으로 국내 CMO, CRO 업체에도 간접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세부사업4에 대한 계획을 정립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업추진 체계 및 과제 선정/평가 절차
이번 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사업이다. 이사회 아래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이 있으며 사업단장이 모든 사업을 총괄한다. 사업단 외에도 전문기관협의체를 구성해 선정/평가의 전체적인 과정을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했다. 운영위원회는 투자심의 결정사항에 대한 승인을 담당한다. 서면평가와 발표평가를 담당하는 평가위원회와 과제에 대한 사업성을 판단하고 예산/기간 규모를 결정하는 평가위원회도 있다.
과제 선정에 대한 절차는 계획서 접수→사전검토→서면평가→발표평가→실사평가→투자적격성 및 규모심사→최종 확정(운영위원회, 사업단, 주관연구기관) 및 연구개시의 순서를 따른다. 선행의 범부처 전주기 신약개발 사업과 비교하면, 서면평가와 최종 확정안에 대한 운영위원회의 조사가 추가됐다.
서면평가는 사업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추가됐으며 사업단의 평가위원회는 과제계획서 중심의 검토를 통해 목표 과제수의 3배수 이내로 대상과제를 선정한다. 발표평가는 서면평가를 통과한 과제들에 한해서 진행되며 이를 통해 목표 과제수의 1.5배수 이내를 선정하게 된다. 실사평가는 세부사업1에서는 생략되는 평가로, 평가위원회의 요청 및 사실 확인이 필요한 데이터 검토 위주로 진행된다.
실사평가까지 통과한 과제들에 한해 투자심의위원회에서 투자적격성 검토를 실시하고 최종 과제 선정을 위해서는 운영위원회의 승인 과정이 필요하다.
과제가 선정되면 이후에 협의를 통해 연구비 및 연구기간을 조정할 수 있다. 평가와 진도 관리는 마일스톤 과제 평가로 이루어지는데 이를 통해 투자심의위원회에서 계속/중단 여부를 결정한다. 과제가 끝난 경우에는 전문가 평가를 거쳐 투자심의 결과에 따라 최종 평가를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