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Lunit)이 실제 유방암 검진 환경에서 AI의 성능을 검증하는 새로운 연구에 참가한다고 15일 밝혔다. 스웨덴 왕립 카롤린스카연구소(Karolinska Institutet)와 공동 진행하는 이번 연구는 유럽에서 진행하는 첫 전향적 연구라는 설명이다.
지금까지 AI 암 진단 회사의 임상연구는 대부분 후향적 연구였던 반면, 이번 연구는 실제 병원에 찾아오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연구는 스웨덴 10대 병원 중 하나인 스톡홀름 카피오 세인트 거란(Capio Saint Göran's) 병원에 유방암 검진을 위해 방문하는 5만5000명을 환자 대상으로 한다. 이 병원은 스웨덴을 대표하는 가장 큰 의료기관이자 암 발견율이 가장 높은 병원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는 2021년 3월부터 총 2년간 진행될 예정이다.
연구팀은 실제 검진현장에서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이 판독한 유방 촬영술 데이터 결과와 루닛의 유방암 진단 보조 AI 솔루션인 ‘루닛 인사이트 MMG’가 판독한 데이터 결과를 비교 분석해 정확도를 측정한다.
이번 연구를 총괄하는 프레드릭 스트랜드 박사(Dr. Fredrik Strand)는 “지난해 진행한 후향적 연구에서 루닛 인사이트 MMG가 보여준 높은 정확도는 매우 인상 깊었다”며 “실제 임상 환경과 검진자를 대상으로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 기대가 크다. 병원의 효과적인 유방암 선별을 위해 AI가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입증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프레드릭 교수 연구팀은 ‘루닛 인사이트 MMG’를 포함해 상용화된 3개의 유방암 진단 AI 알고리즘을 비교 분석하는 첫 독립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루닛 AI는 다른 2개의 알고리즘에 비해 약 15% 높은 정확도를 보이며 가장 우수한 성능으로 평가받았다. 연구 결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의학 저널인 JAMA 온콜로지(JAMA Oncology)에 발표된 바 있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유럽은 유방영상 이미지를 판독할 때 두 명의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분석하는 ‘이중 판독 시스템’을 사용한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루닛 AI가 유럽의 이중 판독 시스템 하에서 효율성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동안 AI 회사의 임상시험은 대부분 이미 검진이 완료된 데이터를 활용하는 후향적인 연구였던 반면, 이번 연구는 실제 병원에 방문하는 유방암 검진자를 대상으로 루닛 인공지능의 성능을 전향적으로 검증하는 의미 있는 연구”라고 덧붙였다.
유럽의 유방암 진단 시장 규모는 12억달러(약 1조3000억원)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며, 매년 유방암 진단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로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한편 루닛의 유방암 진단 보조 AI 솔루션인 루닛 인사이트 MMG는 국내 식약처 허가와 유럽 CE 인증을 획득해 현재 전세계 20개국 이상 헬스케어 기관에서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