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국내 바이오기업 CEO의 45.5%가 mRNA 등 핵산분야와 관련해 사업확장과 공동연구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니, 왜 이렇게 많은 회사들이 갑자기 mRNA를..."라고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설문결과였다. 각자 전문성을 갖고 해당분야에 전력을 다해야 하는 국내 바이오기업 CEO들의 이같은 답변에 '이제 시작해서 언제 어떻게 따라가겠느냐'는 곱지않은 시선을 보낼 수도 있다. 하지만 '국내 ADC의 맏형' 격인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Legochem Bioscience)가 창업당시 ADC와는 거리가 있었고, 글로벌 빅파마들과 라이선스아웃 계약을 체결한 알테오젠(Alteogen)이 당초 SC(피하투여)기술과는 관련이 없었던 점을 떠올려보면 상황에 맞게 신속하게 변신해야 하는 바이오벤처로서의 유연성에 높은 점수를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45.5%는 놀랄만한 결과다. 그 배경으로 먼저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mRNA 기술 기반의 백신 제품 2개가 출시되면서, 글로벌에서 mRNA 기술이 가진 잠재력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19라는 급변하는 상황속에서 mRNA 제품의 상업화가 예상보다 3~4년 앞당겨져 처음으로 확인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화이자는 mRNA 백신 단독 제품으로 올해 매출만 260억달러를 예측하고 있을 정도다. 이에 글로벌에서 많은 제약사와 바이오텍이 mRNA·전달체 생산설비를 확대하고, 기존 치료제 개발에 응용하거나 차세대 mRNA를 개발하는 등의 활발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상황은 어떨까? 국내에서도 mRNA 분야로의 변화가 시작됐으며, 지금까지 주로 관련 분야에 있는 회사들이 발빠르게 뛰어들었다. 글로벌 탑 올리고핵산치료제 CDMO인 에스티팜(ST Pharm)이 mRNA CDMO로, 모더나와 코로나19 백신 완제위탁생산을 체결한 삼성바이오로직스(Samsung Biologics)가 mRNA 백신 원료의약품(DS) 생산설비로 영역을 넓혔다. 여기에 에스티팜은 제네반트 사이언스(Genevant Science)로부터 지질나노입자(LNP) 기술을 도입하면서 올해 코로나19 백신 임상1상에 들어갈 예정이며, 미국에 차세대 mRNA 신약개발 자회사를 설립했다.
또한 삼양홀딩스(Samyang Holdings Biopharmaceuticals)는 항암제 약물전달시스템(DDS) 역량을 살려 자체 특허를 확보한 특정 장기를 표적할 수 있는 전달체를 mRNA 백신과 희귀질환 개발에 적용하는 시도에 나섰다. RNAi 회사인 올릭스(OliX)가 mRNA에 특화된 자회사 엠큐렉스를 설립해 삼양바이오팜과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기로 협약했으며, GC녹십자와는 호흡기계 감염질환 mRNA 백신·치료제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즉 국내에서도 mRNA 생산과 코로나19 백신, 다른 질환으로의 확장, 차세대 mRNA, 전달기술 등의 다양한 키워드를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열기는 앞으로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핵산분야를 연구했던 회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진단·신약개발 회사가 mRNA 등 핵산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보고, 이 분야로의 사업확장을 염두하고 있다고 설문조사에 답했다.
15일 바이오스펙테이터가 창간 5주년을 맞아 국내 바이오기업 CEO 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CEO의 45.5%가 mRNA 등 핵산 분야로 사업영역 확대 계획을 갖고있다고 답했다.
mRNA 등 핵산분야로 사업영역과 공동연구를 추진할 계획이 있는가를 묻는 질문에 ‘아니다’가 54.5%, ‘그렇다’가 45.5%로 신사업 동력으로 mRNA 등 핵산 분야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다고 대답한 CEO에 한정해, 구체적인 사업영역을 묻는 질문에 ‘mRNA 기반 치료제 개발’이 48%(12명), ‘차세대 RNA 기술’이 28%(7명), ‘mRNA 기반 백신 개발’이 16%(4명) 등으로 답했으며, mRNA CMO/CDMO 사업에 답변한 CEO는 없었다. 그외 답변으로 ‘핵산 접합 기술(nucleotide conjugation technology)’, ‘mRNA 전달체’라는 답변이 각각 1명씩 나왔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mRNA 기술이 적용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분야에 대한 질문에는 ‘감염병 백신’이 54.5%(30명)로 가장 유망하게 봤다. 이를 이어 ‘항암백신’이 25.5%(14명), ‘면역항암제’가 12.7%(7명), ‘희귀질환’이 7.3%(4명) 등의 순이었다. 실제 바이오엔텍(BioNTech), 모더나(Moderna), 큐라백(CureVac) 등 글로벌 선두 mRNA 회사는 항암백신을 포함한 면역항암제를 주력 분야로 꾸준히 투자해오고 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mRNA 백신 제품 출시에 성공한 화이자-바이오엔텍과 모더나의 mRNA 기반 코로나19 백신의 핵심 성공요인을 물었다. 두 제품은 약물발굴부터 시판허가까지 1년이 안되는 단시간에 94~95%의 높은 예방효율 결과를 얻었다. 유례없는 신속한 제품출시와 우수한 임상 결과로 코로나19 팬데믹 위기를 반전시키는 계기를 제공했다.
설문에 참여한 CEO의 34.5%(19명)는 mRNA 백신의 결정적인 성공요인으로 ‘비주류 상황에서 약 20여년에 걸친 지속적인 투자’가 주요했다고 봤으며, 이와 박빙을 이루는 요인으로 30.9%(17명)가 ‘사이언스 기반 신속한 임상개발 추진’을 꼽았다. 이어 CEO의 14.5%(8명)는 ‘규제기관의 유연하고 신속한 대응’을 선택했으며, 12.7%(7명)가 ‘정부의 대규모 자금지원’을 답했다. 그 외 답변으로 ‘바이오엔텍과 모더나의 임직원을 믿어준 투자자들’, ‘지질나노입자(LNP)를 포함한 약물전달시스템(DDS) 기술의 발전’ 등을 결정적 요인으로 본 CEO도 있었다,
<바이오스펙테이터 창간 5주년 설문 참여 기업들>
고바이오랩, 나손사이언스, 네오이뮨텍, 넥스트젠바이오사이언스, 뉴라메디, 메드팩토,메티메디제약, 바오밥에이바이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비씨켐, 사이러스 테라퓨틱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양홀딩스, 셀라토즈테라퓨틱스, 셀트리온, 스파크바이오파마, 싸이토딕스, 아름테라퓨틱스, 아밀로이드솔루션, 아이엠비 디엑스, 압타머사이언스, 앱티스, 에스티팜, 에이비엘바이오, 에이피트바이오, 엘마이토 테라퓨틱스,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오름테라퓨틱, 오토텔릭바이오, 옵토레인, 와이바이오로직스, 웰마커바이오, 유바이오로직스, 이앤에스헬스케어, 인투셀,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 젠큐릭스, JW중외제약, 지니너스, 진메디신, 진에딧, 카이노젠, 큐로셀, 큐베스트바이오, 토모큐브, 티씨노바이오사이언스, 티움바이오, 파멥신, 팜캐드, 퍼스트바이오테라퓨틱스, 페프로민바이오, 펨토바이오메드, 펩트론, 플랫바이오, 한올바이오파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