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차대근 기자
바이오젠(Biogen)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비마약성 경구형 진통제 후보물질 ‘빅소트리진(vixotrigine, BIIB074)’의 소섬유신경병증(Small Fiber Neuropathy, SFN) 환자 대상 임상2상 중간결과로 200mg 용량군에서 1차 종결점인 평균일일통증(ADP) 점수가 감소하는 결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임상2상에는 265명의 특발성 또는 당뇨병(diabetes mellitus) 관련 소섬유신경병증을 가진 환자들이 참여했다(NCT03339336). 환자들은 4주간의 오픈라벨 기간동안 1일2회 350mg의 빅소트리진을 투여받았으며, 이후 빅소트리진에 반응을 보인 123명의 환자들은 무작위로 분류되어 12주동안 1일2회 200mg 또는 350mg의 빅소트리진이나 위약을 투여받았다. 1차 종결점은 0~10단계로 평가되는 평균일일통증 점수의 변화로, 점수가 높을 수록 심각한 통증을 뜻한다.
빅소트리진 200mg을 1일2회 투여받은 환자들은 12주차에 위약보다 감소한 평균일일통증 점수를 보였다고 설명했다(p=0.0501). 2차 종결점중 하나인 평균 최악의 일일통증(WDP) 점수도 위약과 비교해 유의미한 개선이 있었다(p=0.0455).
반면 350mg 1일 2회 투여군은 12주차에 평균일일통증 점수의 평균 변화에서 1차 종결점을 충족하지 못했다. 다만 2차 종결점인 통증 평가지표 PGCI(Patient Global Impression of Change)에서 “매우 개선됨” 또는 “훨씬 많이 개선됨”을 보고한 환자의 비율은 치료전 대비 증가했다(p=0.0580).
바이오젠은 하위그룹 분석에서 빅소트리진의 효능이 당뇨병이 있는 환자에게서만 명확히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젠은 두 용량에서 모두 내약성은 양호했으며, 발생률이 2.5% 이상인 일반적인 부작용은 현기증, 두통, 메스꺼움 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참여 환자의 5.3%는 오픈라벨 기간동안 부작용으로 임상을 중단했다.
바이오젠은 이번 임상2상의 전체 결과는 향후 학회에서 발표되며, 전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임상3상을 진행할 용량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캐서린 도슨(Katherine Dawson) 바이오젠 수석부사장 겸 치료제 개발부문 책임자는 “만성 통증성 신경병증을 치료할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상당한만큼 이번 임상 결과가 고무적이다”고 말했다.
빅소트리진은 말초신경과 중추신경에서 전압(voltage)과 빈도(use) 의존적으로 전압 의존성 소듐채널(voltage-gated sodium channel)을 차단하는 저분자 화합물이다. 최근 연구에서 빅소트리진은 NaV1.3, NaV1.7, NaV1.8등 넓은 범위의 NaV 아형을 차단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doi: 10.1124/molpharm.120.000079).
소섬유신경병증은 직경이 작은 통증 유발 감각섬유의 변성을 특징으로 하는 말초 신경병증의 하나다. 많은 경우 특발성이지만 당뇨, 감염 등의 원인을 가지는 경우도 있다. 기존보다 통증이 증가하는 통각과민이나 통증으로 느낄만한 감각이 아닌 것에서 통증을 느끼는 이질통이 특징이다. 바이오젠은 이 질환에 대해 아직 치료제가 없어 미충족 수요가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빅소트리진은 지난 2015년 바이오젠이 컨버전스 파마슈티컬(Convergence Pharmaceuticals)을 인수하며 확보한 약물이다. 컨버전스는 지난 2014년 삼차신경통 환자를 대상으로 빅소트리진을 위약과 비교한 임상2상에서 빅소트리진이 환자들의 통증 중증도와 발작횟수를 감소시키며 긍정적 결과를 보였다고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