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서일 기자
리제네론(Regeneron Pharmaceuticals)이 비알콜성 지방간염(Nonalcoholic steatohepatitis, NASH) 및 간경변(cirrhosis)의 신규 타깃으로 CIDEB 유전자를 찾아냈다. 리제네론은 CIDEB 유전자에 변이가 생긴 환자에서 비알콜성 간질환 발병률이 50% 이상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으며, 간세포주 실험에서도 CIDEB 발현을 저해시킨 경우 세포내 지방량 축적이 감소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기반으로 리제네론은 앨라일람(Alnylam)과 CIDEB 타깃 siRNA 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양사는 내년 CIDEB를 타깃으로 하는 임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사는 이미 HSD17B13과 PNPLA3 유전자를 타깃하는 siRNA NASH 약물을 개발중이다.
리제네론은 지난달 27일 이같은 NASH 신규 타깃에 대한 논문을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게재했다고 밝혔다(doi: 10.1056/NEJMoa2117872, IF=91.245).
이번 연구는 리제네론 유전학센터(RGC)가 진행했다. RGC는 NASH의 신규 타깃을 찾기 위해 영국 바이오뱅크(Biobank), 미국 가이징거 헬스시스템 마이코드(Geisinger health System Mycode)에서 진행한 54만2904명 유전체에 대한 엑솜시퀀싱(exome sequencing) 결과를 활용했다. 이 중 간질환 환자는 2만4944명이었다.
RGC는 먼저 유전변이와 ALT(alanine aminotransferase) 간에 연관성이 높은 유전자를 선별했고, 추가로 ALT와 연관성이 높은 유전자 중 AST(aspartate aminotransferase)와 연관성이 높은 유전자를 골라냈다. ALT와 AST는 모두 간질환 바이오마커다. 그리고 여기서 간질환과 연관이 있는 유전자인 CIDEB 유전자를 찾아냈다.
CIDEB는 간세포에서 특히 많이 발현되는 유전자로, 지질방울(lipid droplet) 형성에 관여하는 구조단백질을 암호화해 세포내 지방 축적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CIDEB의 변이로 발현이 저해될 경우 변이가 생긴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간질환 발병률이 33% 낮았으며, 비알콜성 간질환 발병률은 53% 감소하고, 비알콜성 간경변 발병률은 54% 감소한다는 것도 확인했다.
그 후 연구진은 CIDEB 발현을 저해했을 때 실제로 어떤 효과가 나는지 확인하기 위해 세포주 실험을 진행했다. 이를 위해 siRNA로 CIDEB 유전자를 사일런싱(silencing)한 2개의 간세포주 HepG2와 HuH-7에 지방증(steatosis)을 유발하는 올레산(oleic acid)을 처리했다. 그 결과 CIDEB 사일런싱된 세포주에서는 올레산을 처리해도 지방축적이 저해된다는 것을 괸찰, NASH 치료제 타깃으로서 CIDEB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아리스 바라스(Aris Baras) 리제네론 부사장 및 RGC책임자는 “CIDEB 유전자 변이가 가지고 있는 이같은 전례없는 간 보호 효과는 우리에게 가장 흥미로운 타깃을 제공해주고, 승인된 치료제가 없어 치료하기 어렵기로 악명이 높은 질병에 대해 잠재적인 치료적 접근을 가능하게 해준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분석군 대부분이 유럽계라는 한계를 가진다. 이번 연구에서는 다른 계통에서도 CIDEB 유전자 발현을 저해했을 때 결과가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유전적 계통의 다양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NASH는 간경변을 일으키기도 하는 중증 비알콜성 지방간질환(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NAFLD)으로, 아직까지 승인받은 치료제가 없는 질병이다. 현재 미국 인구의 25%가 NAFLD를 앓고 있고, 6% 이상이 NASH를 앓는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