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한미약품(Hanmi Pharmaceutical)은 2023년 한해동안 글로벌 권위를 갖춘 국제학회에서 한미약품이 독자 개발한 후보물질의 다양한 연구결과 40건을 구두 또는 포스터로 발표했다고 29일 밝혔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가장 많은 발표 건수라고 회사측은 의미를 부여했다.
이들 연구들은 항암과 비만대사, 희귀질환 등 주력 분야에서 한미가 개발한 신약 후보물질들의 연구결과였다. 발표된 40건 중 한미약품이 25건을 직접 발표했고, 15건은 한미와 협업중인 미국 머크(MSD), 앱토즈(Aptose) 등 파트너사 주도로 공개됐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올해는 한국을 대표하는 R&D 중심 제약기업답게 글로벌 무대에서 우리 R&D 결과를 많이 알리고 그 역량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는 등 성과가 두드러진 한 해였다”며 “한미의 독보적 R&D 역량이 ‘세상에 없는 혁신적 신약’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먼저 희귀질환 영역에서는, 한미가 세계 최초 월1회 투여제형으로 개발중인 단장증후군 치료제를 다른 희귀질환인 ‘이식편대숙주병’ 치료제로도 개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지난 9월 열린 유럽임상영양대사학회(ESPEN)에서 공개됐다. 한미약품은 발표에서 현재 개발중인 장기지속 GLP-2 유사체 ‘LAPSGLP-2 analog’의 소장 성장 촉진과 장염증 완화 효능을 토대로 이식편대숙주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
항암 분야에서는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 돌연변이 중 매우 치명적인 ‘KRAS 변이’를 타깃하는 표적항암 혁신신약 ‘HM99462’의 효능 데이터가 10월 열린 AACR-NCI-EORTC에서 공개됐다. 발표에서는 새로운 SOS1 저해제인 HM99462가 다양한 KRAS 변이 고형암 세포주에서 항암 활성을 나타냈다는 연구 결과와 함께, EGFR 변이 저해제와의 수직 억제(vertical inhibition)를 통한 EGFR 변이 폐암의 치료 가능성까지 보여줬다.
또한 유럽종양학회(ESMO)에서는 BRAF 변이를 타깃하는 ‘벨바라페닙’이 MEK 억제제(코비메티닙)와 병용 투여됐을 때 흑색종과 폐암, 대장암 등 BRAF 융합/삽입·결손(fusion/Indel)이 있는 환자에게 효능을 나타냈다는 연구결과가 구두로 발표됐다.
비만대사 영역에서는, GLP-1/GCG/GIP 삼중작용제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efocipegtrutide)’의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 핵심 지표인 ‘간 섬유화’ 개선 효능에 관한 연구가 발표돼 이목을 끌었다. 이 연구는 11월 열린 AASLD에서 발표됐으며, 한미는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 반복 투약시 간 조직에서의 염증 및 섬유화 개선 효과를 재현적으로 확인했다.
아울러 AASLD에서는 한미가 2020년 미국 머크(MSD)에 총 1조원대 규모로 기술수출한 또 다른 MASH 치료제 후보물질 GLP-1/GCG 이중작용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efinopegdutide)’가 환자의 백그라운드나 인종에 상관없이 대조약(세마글루타이드) 대비 우수한 지방간 개선 효능을 나타냈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이처럼 한미약품이 직접 발표한 연구 과제 외에도, 한미약품 파트너사인 머크, 앱토즈, 랩트(RAPT) 등도 한미가 개발한 후보물질들의 연구결과를 함께 발표했다.
특히 앱토즈는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투스페티닙’의 진전된 임상 데이터를 10월 유럽혈액학회(ESH) 및 12월 미국혈액학회(ASH)에서 잇따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