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루닛(Lunit)은 7일 인터넷 전문은행 ‘U-Bank’ 컨소시엄 참여를 통한 금융업진출에 대한 시장의 우려와 관련, 전체 자본금의 1%내외 규모로 참여하는 것이며, 금융상품 연계사업을 위한 교두보 확보차원의 접근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업이라는 신사업에 진출하는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투자금액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10억~50억원 내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6일 코스닥시장에서 루닛은 전날보다 9.82% 급락한 5만6000원에 장을 마쳤다. U-Bank 컨소시엄 진출을 발표한 전날 4% 하락한데 이어 이틀연속 주가가 급락했다. 7일에도 하락세로 시작해 보합권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그동안 루닛은 병원에 판매하는 B2B(기업간 거래) 사업이었지만, 국내에서 루닛인사이트 등의 비급여 수가를 추진하게 되어 B2C(기업-소비자간 거래) 영역이 생겼고, 해당 B2C 영역에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해졌다. 따라서 루닛 제품과 금융서비스 간 시너지가 예상되는 신규 사업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이번 컨소시엄에 참여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루닛 관계자는 “자본금 수천억원 규모의 인터넷 전문은행 컨소시엄에 주요주주가 아니라 마이너리티로 참여하는 것”이라며 “컨소시엄에 참여한 현대해상과의 암관련 보험상품 개발 등 연계사업을 위한 금융 네트워크 확보차원에서 참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루닛은 몇 년전에도 국내외 보험사의 제안으로 암진단 AI솔루션 ‘루닛 인사이트’를 활용한 보험상품 개발 등에 나선 바 있다. 유방암, 폐암 등 암관련 보험상품에 가입하는 고객에게 루닛 인사이트를 통해 검진을 받을 경우 보혐료를 할인하고, 매년 AI 검진을 통해 고객들을 대상으로 암 조기진단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상품 설계였다. 하지만 당시에는 국내 또는 해외 의료시장에서 루닛 AI제품의 접근성이 떨어져 실제로 판매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대만의 한 보험사에서는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를 이용한 보험상품 개발에 나서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루닛은 현재 암 발병을 예측하는 루닛인사이트 후속제품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테스트 결과 2~5년후 암발병 예측도가 70~80%로 확인되고 있다. 해당 모델은 보험사업과도 긴밀한 연관성이 있어 추후 전략적으로 중요할 것으로 회사측은 판단하고 있다.
오는 3분기에는 치료제에 대한 환자의 약물 반응률을 예측하는 ‘루닛스코프’의 국내 인허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혁신의료기기/신의료기술 트랙을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보험상품에 포함시켜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루닛은 현재 여러 다국적 제약사와 협업해 특정 바이오마커 양성인 경우 항암제를 처방하는 동반진단 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글로벌 규제기관으로부터 향후 2~3년내 인허가가 나올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루닛은 이번 제4 인터넷 전문은행의 컨소시엄에 참여한 현대해상과의 협력, 그리고 ‘U-Bank’라는 은행을 통한 금융네크워크 활용을 통해 업계에서의 경쟁력를 강화하겠다는 차원에서 컨소시엄에 전략적으로 참여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건강을 해치는 것 뿐 아니라 치료하는데 경제적으로 부담이 큰 암이라는 질병이 갖는 ‘재무적 독성(financial toxicity)’도 해결해야 할 사회적 이슈인 만큼 시니어, 소상공인, 중소기업, 외국인 등을 타깃한 금융이라는 ‘포용금융’을 표방한 U-Bank 컨소시엄의 설립 취지가 루닛이 추구하는 가치와 일맥상통한 점도 컨소시엄 참여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단순히 암에 걸리거나 사망 시에 보험금을 지급하는 보험상품을 넘어서, 암이 걸리기 전 단계에서 조기진단 등을 통해 건강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앞으로 연계 보험상품이 가야할 궁극적인 방향이라는 게 루닛의 접근방식이다.
루닛은 지난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루닛케어’와의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루닛은 암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암 토탈케어 서비스 루닛케어를 통해 은행 보험 등 고객들에게 건강관련 데이터와 결합된 다양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있다. 이를 통해 루닛은 기존 B2B(기업간 거래) 및 B2G(기업-정부간 거래) 모델을 넘어 B2C(기업-소비자간 거래)로 사업범위를 넓혀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