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종근당이 헌팅턴병 치료제 후보물질인 'CKD504'의 임상개발에 돌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1일 CKD504의 임상1상을 승인했다.
임상1상은 건강한 한국 및 코카시안 성인을 대상으로 CKD504의 단회투여 및 반복투여, 단계적 약물증량에 따른 안전성, 내약성 및 약동학적 특징을 평가한다. 임상1상은 총 64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진행하며, 임상기간은 11개월로 내년 2월경에 종료될 예정이다.
종근당은 지난해 2분기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CKD-504의 임상1상 승인신청서를 제출한바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미국임상정보 등록사이트인 clinicaltrials.gov에는 임상진행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CKD504는 헌팅턴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한 후보물질로 히스톤 탈아세틸화효소6(HDAC6) 저해제다. 현재 헌팅턴증후군 환자에는 무도증상(chorea)을 개선하기 위해 시냅스전 뉴런의 VMAT-2를 선택적 억제제인 '제나진(Xenazine)'이 투약된다. 그러나 일시적으로 운동증상을 개선할 뿐 근본적인 치료제는 아니며, 우울증 및 자살충동을 유발하는 부작용으로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HDAC6가 신경세포의 엑손(axon)을 이루고 있는 미세소관(microtubule) 단위체인 α-tubulin을 디아세틸레이션(deacetylation)함으로써 미세소관이 불안정해지고, 이에따라 엑손을 통한 미토콘드리아 수송이 망가지면서 신경세포사멸이 유도된다. CKD504는 HDAC6 저해제로 α-tubulin의 디아셑틸레이션을 억제해 결과적으로 신경세포사멸을 억제하겠다는 원리다.
종근당은 헌팅턴 동물모델에서 CKD504를 투여함에 따라 인지기능, 운동기능, 신경세포 손실을 저해하는 등 근본적인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그밖에도 종근당은 전임상에서 유전독성, 심장독성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약물의 혈뇌장벽(BBB) 투과율도 높다고 밝혔다.
HDAC6 저해제..."알츠하이머병, 자가면역질환, 암질환까지 확장"
동일한 기전으로 종근당은 묵인희 서울대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 후보물질로도 개발하고 있으며, 현재 전임상 단계에 있다. 신경세포에서 엑손의 미토콘드리아 수송이상은 알츠하이머병, 헌팅턴병, 루게릭병 등의 신경퇴행성 질환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종근당은 이전 HSPB1 변이를 가진 샤르코마리투스병(CMT2F) 환자의 유도만능줄기세포(iPSCs)를 이용한 실험에서도 후보물질이 미토콘드리아 수송이상을 회복하는 것을 확인했다.
종근당은 HDAC 저해제를 자가면역질환, 암질환 치료제로도 개발하고 있다. 종근당은 현재 HDAC 저해제인 'CKD-506'로 자가면역치료제로 유럽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다(EudraCT number: 2016-002816-42). 종근당이 지난해 미국류마티스학회(2017 ACR/ARHP)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CKD-506은 강력하고 선택적인 HDAC6 저해제로, IC50는 5nM이다. 인간 말초혈액(PBMC)과 쥐 림프조직에서 확인했을때 CKD-506가 강력한 tubulin 아세틸화를 유도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관절염모델에서 CKD-506이 농도의존적으로 증상 심각도를 완화했으며, 메토트렉세이트(methotrexate, MTX)와의 시너지효과도 확인했다.
CKD-506 투여에 따라 Teff 세포의 증식이 억제됐다. 염증인자를 확인했을 때 CKD-506은 PBMC에서 TNF-α는 억제하는 반면 IL-10 생산은 늘렸다. 또한 관절염환자의 활막세포(fibroblast-like synoviocytes)에서 IL-1b로 유도된 CCL-2, CXCL-8, CXCL-10 생산을 억제했다. 종근당은 염증성장질환(IBD, inflammatory bowel disease) 모델에서도 염증억제 가능성을 확인했다.
CKD-506는 암질환을 타깃하는 후보물질로 현재 전임상 단계에 있다. HDAC6는 비히스톤 표적도 타깃한다. HDAC6는 종양억제 유전자의 재활성화 및 암유전자 억제를 유도하는데 HSP90, p53 종양억제인자 단백질 등이 그 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