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이은아 기자
셀진(Celgene)이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 헌팅턴병 등 신경계 질환 치료를 위해 RNA 약물 개발에 나선다. 셀진은 RNA Splicing(스플라이싱) 표적 저분자화합물을 개발하는 스카이호크 테라퓨틱스(Skyhawk Therapeutics)에 6000만달러 규모의 계약금을 지불하고 5년간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협약에 따라 셀진은 RNA Splicing 변이를 표적하는 Skyhawk의 STAR* 플랫폼기술을 통해 개발된 신경계 질환의 신약 후보물질 최대 5개에 대한 전세계 독점적 라이선스를 체결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Skyhawk는 6000만달러의 계약금(upfront)을 지급받고 향후 잠재적인 기술수출 비용, 마일스톤, 판매에 따른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
RNA Splicing은 DNA가 RNA로 전사(transcription)되면서 인트론과 같은 불필요한 정보를 제거하고 필요한 정보만 이어 붙이는 과정을 말한다. 이 과정을 거쳐 DNA가 단백질로 번역되면서 체내에서 제 기능을 한다. RNA Splicing이 잘못 일어나면 단백질이 제대로 만들어 지지 못하고 암, 헌팅턴병, 근위축성 측삭경화증 등 다양한 질환이 일어난다고 알려져 있다. RNA Splicing 과정을 조절함으로써 다양한 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Skyhawk는 잘못된 RNA Splicing에 의한 질환에 집중해 RNA Splicing을 조절하는 mRNA 타깃 저분자화합물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그동안 치료제 개발이 어려웠던 난치암, 신경계 질환, 희귀 감염성 면역질환, 신경근 및 대사질환 등 ‘Undruggable 질환’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한다.
Skyhawk의 STAR*(Small molecule Therapies for Alternative splicing in RNA) 플랫폼기술은 선택적 RNA Splicing 과정을 조절하는 저분자화합물을 찾기 위해 RNA 서열, 움직임(Kinetic), 구조적 특이성 정보를 모두 통합해 RNA의 특정 결합 포켓 부위를 타깃하는 저분자화합물을 디자인할 수 있다. 또한 Skyhawk가 자체 보유한 4개의 라이브러리를 통해 환자 세포에서 효능 검증을 통해 약물 후보군을 찾을 수 있다.
셀진의 신경과학 및 이미징 연구분야를 총괄하는 Richard Hargreaves 박사는 “RNA를 표적하는 치료제는 신경학 연구에서 점차 중요한 접근법이 되고 있다”면서 “이번 협력을 통해 RNA Splicing을 조절하는 새로운 접근법으로 단백질 항상성에 초점을 맞춘 퇴행성 신경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Skyhawk의 공동창업자 겸 대표인 Bill Haney는 “셀진과의 성공적인 협력을 통해 RNA 타깃 저분자화합물로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그 외에도 내부적으로 자체 개발 중인 Exon Skipping에 의한 암 치료제 개발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Haney 대표는 2015년 면역항암제 개발 회사인 Dragonfly Therapeutics을 공동설립한 후, 척추성근위축증(Sinalal Muscular Atrophy, SMA)에 대한 RNA 타깃 신약 후보물질인 ‘RG7916’의 가능성을 보고 Skyhawk를 설립하게 됐다.
RG7916은 로슈와 PTC Therapeutics가 공동개발한 저분자화합물로 RNA Splicing을 조절해 단백질 발현양을 변화시킴으로써 질환을 치료하는 개념이다. 최근 긍정적인 임상1상 결과를 발표해 주목받았다. Skyhawk에는 당시 로슈에서 RG7916을 개발했던 핵심 인력들이 포함돼 있다. Skyhawk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과학책임자인 Kathleen McCarthy 박사도 로슈 출신이다.
Skyhawk는 RNA Splicing 과정을 조절한다는 점에서 로슈와 비슷한 접근법이다. 차별성은 로슈와 PTC Therapeutics가 불안정한 상태의 mRNA를 표적한다면 Skyhawk는 단백질 스플라이싱 machinery에 결합할 때 형성되는 일시적인 구조 형태의 mRNA를 표적한다. 또한 다른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전사인자의 mRNA를 타깃하는 저분자화합물도 개발하고 있다.
현재 RNA 표적 치료제 개발은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분야다. 지난 3월 노바티스는 아직까지 미개척 약물 분야인 RNA 타깃 저분자화합물 개발에서 mRNA 구조 연구가 중요하다는 내용을 Cell 저널에 발표했다. 미국 스크립스연구소에서 스핀오프한 Expansion Therapeutics는 지난 1월 5500만달러를 유치하며 설립됐다. Expansion은 RNA 타깃 저분자화합물과 RNA 분해효소를 결합시킨 ‘RIBOTAC’ 기술을 통해 근육긴장퇴행위축(Myotonic dystrophy type 1, MD1) 등 RNA에 의한 유전질환 치료에 집중한다. Arrakis Therapeutics는 2017년 2월 3800만달러 투자자금을 받아 RNA 표적 저분자화합물 발견 플랫폼 및 치료제 개발에 한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