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미국 머크의 면역관문억제제 '키트루다'가 오는 2021년부터 글로벌 항암제 1위 의약품에 오른 뒤 독주체제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로슈의 블록버스터 항암제 3총사 허셉틴, 아바스틴, 리툭산은 바이오시밀러 공세에 매출 상당부문을 잠식당할 것으로 예측됐다.
15일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이 최근 시장조사기관인 글로벌데이터(Globaldata)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키트루다는 2021년 137억달러(16조1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셀진의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레블리미드(135억달러)를 앞서게 된다. 이후 성장세를 지속해 2023년에는 167억달러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키트루다는 2014년 5500만달러 매출을 기록한 이후 기록적인 성장세를 이어왔다. 2018년에는 전년보다 80% 이상 매출이 성장한 71억7100만달러를 기록해 글로벌 항암제 매출 2위 의약품에 이름을 올렸다. 레블리미드의 2018년 매출은 96억8500만달러다.
키트루다와 같은 면역관문억제제인 BMS의 옵디보는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2018년 키트루다에 역전을 허용했다. 옵디보는 67억3500만달러 매출로 전체 6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성장세는 이어지면서 2023년에는 97억5000만달러 매출로 항암제 매출순위 3위에 오를 전망이다.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 관계자는 "10위권내에 한 개의 제품도 없던 미국 머크와 BMS가 PD-1 항체 제품으로 일약 상위권으로 도약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획기적인 기전의 항암제가 시장의 판도를 갑작스럽게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라고 설명했다.
로슈의 허셉틴과 아바스틴, 리툭산은 바이오시밀러 공세에 크게 흔들릴 것으로 전망됐다. 허셉틴은 2018년 70억9200만달러 매출로 항암제 시장 3위, 아바스틴은 69억5700만달러로 4위, 리툭산은 68억5900만달러로 5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3년에는 각각 30억4600만달러(19위), 32억5200만달러(18위), 26억3100만달러(23위)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허셉틴의 경우 2018년 유럽 특허가 만료돼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되기 시작했고 미국 역시 로슈(제넨텍)와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들과의 라이센스 계약으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사업단 관계자는 "암젠의 리툭산 바이오시밀러가 2023년 26억달러,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가 16억달러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 셀트리온의 리툭산 바이오시밀러 제품도 1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2018년 국내 항암제 1위는 로슈의 아바스틴으로 104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어 허셉틴(877억원), 옥살리플라틴계(840억원), 키트루다(703억원), 타그리소(594억원), 옵디보(575억원) 등의 순위였다. 특히 키트루다는 2017년 매출 122억원에서 무려 500%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