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봉나은 기자
암젠(Amgen)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엔브렐(Enbrel, 성분명: etanercept)’의 2개 특허권에 대한 승소 결과를 지난 9일 발표했다. 미국 뉴저지주 지방법원이 노바티스(Novartis)의 자회사 산도즈(Sandoz International GmbH, Sandoz GmbH)가 엔브렐의 유효성분 및 제조법 특허를 침해했다는 데 동의한 것이다. 발표 이후 암젠의 주가는 약 6% 올랐다.
엔브렐의 유효성분인 ‘에타너셉트(Etanercept)’는 재조합 DNA로 만들어진 융합 단백질이다. 종양괴사인자(Tumor necrosis factor, TNF) 수용체와 IgG1 항체로 구성된 에타너셉트는,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키는 TNF-α에 결합함으로써 이를 저해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융합 단백질은 당시 로슈(Hoffmann-La Roche)와 함께 일한 미국 텍사스 사우스웨스턴 의과대학 Bruce A. Beutler 박사 연구팀이 처음 합성해, 특허권을 얻었다. 이를 이뮤넥스가 사들이고, 이뮤넥스는 2002년 암젠에 인수됨에 따라 암젠이 에타너셉트 특허에 대한 독점권을 획득하게 됐다.
엔브렐은 199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승인되기 시작해 현재까지 건선성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판모양 건선 등의 다양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처방되고 있다.
한편, 산도즈는 FDA로부터 2016년 8월 엔브렐의 첫 바이오시밀러 ‘에렐지(Erelzi, 성분명: etanercept-szzs)’를 승인받았다. 당시 FDA는 구조적 및 기능적 특성, 전임상 결과, 임상에서의 약동학(PK)/약력학(PD) 결과, 면역원성·안정성·효능 결과를 검토해 에렐지를 바이오시밀러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암젠 계열사 이뮤넥스(Immunex Corporation)와 암젠 제조사(Amgen Manufacturing, Limited), 2개 특허의 소유자이자 특허 제공자인 로슈는 2016년 산도즈가 엔브렐 특허를 침해했다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어 이뮤넥스, 암젠, 산도즈는 지난해 6월 법원 명령에 명시된 대로 산도즈의 특허 침해에 관해 쌍방에게 변론할 기회를 모두 주는 잠정적 금지명령(Preliminary Injunction)에 동의하기로 했다. 산도즈는 소송 이전에 에렐지가 미국 특허 ‘Nos.8,063,182’와 ‘Nos.8,163,522’ 2개에서 7가지 특허내용을 침해했다고 인정한 바 있다.
이에 법원은 산도즈의 주장에 타당성이 있는지 판단했고, 산도즈가 7가지 특허내용 침해에 대한 무효성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법원은 엔브렐의 유효성분에 대한 특허가 이전의 특허에 이미 포함되어 있으므로 2029년까지 산도즈에 특허가 부여되지 않아야 한다며, 산도즈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Robert A. Bradway 암젠 대표는 “특허권에 대한 암젠의 타당성을 인정한 법원의 판결에 만족한다”며, “환자를 위한 신약 개발을 연구함에 있어 혁신과 대규모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는 일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산도즈는 미국 연방 고등법원에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arol Lynch 산도즈 미국 및 북미법인 대표는 “산도즈는 자가면역질환 및 염증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추가 치료 선택권을 제공하지 못하게 막은 이번 법원의 판결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암젠이 로슈에서 얻은 2개 특허권에 대한 보호를 2029년까지 연장하려는 시도라고 생각해 항소를 제기할 계획이며, 가능한 빨리 미국 환자들에게 에렐지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