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이뮤노메딕스(Immunomedics)가 지난 22일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악성 고형암 삼중음성유방암(TNBC) 적응증에서 마침내 ADC 항암제 ‘트로델비(Trodelvy, sacituzumab govitecan)’의 시판허가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받았다. 이뮤노메딕스 설립 37년만에 첫 시판하는 약물로, 이번 승인으로 트로델비는 재발성/불응성 삼중음성유방암에서 표준치료법으로 자리잡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었다. 트로델비는 최대 매출액이 3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는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꼽힌다.
이번 트로델비 허가 건은 국내 바이오 업계에도 반가운 소식이었다. FDA 허가에 따라 상업용 의약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뮤노메딕스가 지난 2018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체결한 트로델비 항체(hRS7) 생산 계약규모를 1845억원으로 당초 계약보다 1500억원 가량 추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MO 계약 건 가운데, 제품 시판에 성공함으로써 계약 금액이 늘어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사실 트로델비는 일찍이 삼중음성유방암 치료 분야에서 주목받던 약물이다. 2년반전 이뮤노메딕스는 삼중음성유방암 대상 임상2상에서 전체반응률(ORR) 33%라는 전례가 없던 데이터를 발표하면서, 미국 FDA로부터 혁신치료제와 우선심사 약물로 지정받은 바 있다. 이번에 FDA로부터 가속승인을 받기 2주전, 우수한 효능 데이터를 기반으로 확증(confirmatory) 임상3상이 조기종료하면서 주가가 2배 가까이 올랐다. 나아가 아스트라제네카, 로슈, 클로비스 온콜로지(Clovis Oncology) 등 회사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늘려가면서 삼중음성유방암 1차, 2차 치료제와 다른 암종으로 꾸준히 시장 잠재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그러나 ‘삼중음성유방암에서 전례가 없던 우수한 효능의 약물’이라는 수식어와는 별개로, 트로델비는 약물 제조 이슈로 사실상 신약시판이 1년반 가까이 미뤄지면서 논란에 휩싸였던 약물이기도 하다. 바이오의약품 제조의 중요성을 보여준 사례라는 점에서도 배울 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