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서일 기자
이탈리아 제약사 메나리니 그룹(Menarini group)이 미국 바이오텍 스템라인 테라퓨틱스(Stemline Therapeutics)를 인수했다. 이번 인수로 메나리니는 스템라인이 개발한 최초의 BPDCN 치료제 ‘엘존리스(ELZONRIS, tagraxofusp)’와 현재 개발 중인 항암제 후보물질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메나리니는 4일(현지시간) 스템라인을 최대 6억7700만달러에 인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메나리니와 스템라인은 인수 절차를 2020년 2분기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이 소식으로 스템라인 주가는 전날대비 154.84% 올랐다.
계약에 따르면 메나리니는 스템라인의 발행 주식(outstanding shares) 1주당 11.5달러로 책정해 계약금을 현금으로 지불하고, 조건부가격청구권(contingent value rights, CVR)을 설정했다. 조건부가격청구권에 따라 메나리니는 엘존리스가 유럽의약품청(EMA)의 승인을 받아 영국, 프랑스,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의 5개국에서 첫 판매가 완료되면 스템라인 주주들에게 발행주식 1주당 1달러를 추가로 지급한다. 스템라인의 BPDCN 치료제 엘존리스는 현대 유럽승인에 대한 심사가 진행중이며, 올해 말 승인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스템라인은 201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희귀 혈액암인 BPDCN(blastic plasmacytoid dendritic cell neoplasm)를 앓고 있는 2세 이상의 환자에 대한 첫 치료제로 ‘엘존리스’를 승인받았다. BPDCN은 림프절과 피부를 포함해 여러 기관(organ)에 영향을 미치는 희귀 혈액암으로 CD123, CD4, CD56의 세가지 마커를 가지고 진단한다.
엘존리스는 디프테리아 독소(diphtheria toxin)와 IL3로 구성된 융합단백질로, IL3 수용체-α(CD123)와 결합해 암세포의 단백질 합성을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다. 엘존리스가 타깃하는 CD123은 BPDCN, 골수형성이상 증후군(myelodysplastic syndrome, MDS), 만성 골수성백혈병(chronic myeloid leukemia, CML)등에서 발현되고 있으며, CD123의 발현이 높은 혈액암은 예후가 불량하다.
스템라인의 2019년 4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엘존리스는 한해동안 약 4300만달러의 매출액을 올렸다. 스템라인은 현재 엘존리스의 만성 골수단핵구백혈병(chronic myelomonocytic leukemia, CMML), 골수 섬유증(myelofibrosis), 급성 골수성 백혈병(acute myeloid leukemia)에 대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스템라인은 BPDCN 이외에도 면역치료제인 ‘SL-701’과 저분자화합물인 ‘SL-801’을 개발 중이다. 뇌암과 같은 악성종양에 대한 면역치료제 후보물질인 SL-701은 임상 2상 단계의 약물로 IL-13 수용체 α, EPH2A( ephrin type-A receptor 2), 서비빈2(Survivin2)를 타깃하는 3개의 합성펩티드(synthetic peptide)로 구성돼 있으며, 체내 면역활성을 증가시켜 암을 치료하는 기전이다. 저분자화합물인 SL-801은 XPO1(exportin-1) 저해제로 고형암과 악성 혈액암에 대한 치료제 후보물질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Elcin Barker Ergun 메나리니 CEO는 “항암제 개발에 집중하는 스템라인을 인수함으로써 미국내 입지를 확대하고, 항암제 포트폴리오와 파이프라인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