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서윤석 기자
일라이릴리는 고위험 HR+/HER2- 초기유방암 환자에서 암의 재발 위험도를 유의미하게 감소시킨 임상 3상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경쟁약물인 화이자의 ‘입랜스(Ibrance, palbociclib), 노바티스의 ‘키스칼리(Kisqali, ribociclib)’ 보다 앞선 결과다.
유방암은 전세계 여성에게 가장 흔한 암으로 모든 유방암의 90%는 초기단계에서 진단되며 유방암의 약 70%가 HR+/HER2-형(subtype)이다. HR+/HER2- 유방암으로 진단받은 사람들의 약 30%는 암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으며 치료가 불가능한 전이성 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일라이릴리(Eli Lilly)는 16일(현지시간) 고위험 HR+/HER2- 초기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CDK4/6 저해제 ‘버제니오(Verzenio, abemaciclib)’의 임상 3상(MonarchE, NCT03155997) 중간분석(interim analysis)에서 침습적 무질병생존기간(invasive disease-free survival, IDFS)을 개선하며 1차 종결점을 충족시켰다고 발표했다. 릴리는 유방암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사용하는 보조내분비요법(adjuvant endocrine therapy, ET)과 ‘버제니오+보조내분비요법(ET)’을 병용해 임상을 진행했다.
이 결과가 발표된 후 릴리의 주가는 전일 종가대비 15.68% 상승했다.
마우라 디클러(Maura Dickler) 릴리온콜로지 부사장은 “MonarchE 임상은 재발위험이 높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설계됐으며, 임상 결과에 고무적이다”며 ”우리는 고위험 HR+/HER2- 초기유방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옵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발표에 따르면 릴리는 고위험 HR+/HER2- 초기 유방암환자 563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에서 ‘버제니오+ET’ 치료군이 침습적 무질병생존기간(IDFS)을 유의미하게 증가시켜 1차 종결점을 충족시켰다고 밝혔다. IDFS는 환자가 암이 재발하거나 사망하기 전까지의 시간으로 정의한 것으로 유방암의 재발 위험도(risk of recurrence)를 의미한다.
릴리는 올해 하반기 개최될 학회에서 상세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안나 화이트(Anne White) 릴리온콜로지 사장은 “내분비요법과 병행한 버제니오는 고위험 HR+/HER2- 초기유방암 환자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줬으며 이는 초기유방암 환자의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성과”라며 “진행 중인 임상의 중간분석에서 목표에 일찍 도달한 결과를 보여줬기 때문에 치료제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신속하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2020년 하반기 규제기관에 임상 결과를 제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화이자는 지난달 HR+/HER2- 유방암환자를 대상으로 CDK4/6 저해제 ‘입랜스(Ibrance, Palbociclib)’와 내분비요법을 병용해 진행한 임상 3상 중간 결과에서 독립적인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DMC)의 무용성 평가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릴리와의 차이점은 더 넓은 범위의 환자를 모집한 것. 릴리는 재발의 위험이 높은 고위험 HR+/HER2- 초기 유방암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했는데, 고위험군은 ▲4개 이상의 림프절 양성 또는 1~3개의 노드 양성, ▲5cm이상의 종양크기, ▲조직학적 3등급 종양, ▲ Ki-67 지수 ≥20 % 중 적어도 한 개이상이 포함된 환자다. 현재 화이자는 HR+/HER2 정상인 유방암환자를 대상으로 입랜스와 내분비요법을 병용하는 임상 3상(PENELOPE-B, NCT01864746)을 진행하고 있다.
이벨류에이트파마는 2026년까지 릴리의 버제니오가 25억9600만달러, 화이자의 입랜스는 110억3600만달러, 노바티스의 키스칼리는 14억7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측했다. 각 회사의 2019년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릴리의 버제니오는 약 5억8000만달러, 화이자의 입랜스는 약 49억6000만달러, 노바티스의 키스칼리는 약 4억8000만달러 매출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