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국내 바이오 업계에서도 유망한 신약을 확보하는, 큰 규모의 라이선스인(lincense-in) 딜이 일어난다. 이번달 초 유한양행이 지아이이노베이션(GI Innovation)이 알레르기 치료제로 개발하는 IgE Trap ‘GI-301’을 계약금 200억원과 개발 및 허가, 허가시 매출에 따른 마일스톤을 합해 총 1조4000억원에 도입한 빅딜이 있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이 2017년 설립된 후 3년만에 체결한 중국 심시어(Simcere)와의 딜에 이은 2번째의 주요 마일스톤이다.
지금까지 유한양행이 빅파마에 우수한 후보물질을 라이선스아웃하는 것에 포커스했다면, 이제는 그동안 쌓아온 임상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한 분야에서 선두를 치고 나가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전과는 다른 움직임이다. 유한양행은 2018년부터 지금까지 얀센(레이저티닙), 길리어드(NASH), 베링거인겔하임(NASH) 3개 빅파마와 총 29억1000만달러(약 3조513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성과를 낸 바 있다.
그 시작점으로 유한양행은 올해 9월 임상1상 시작을 앞둔, 지아이이노베이션의 GI-301을 선택했다. 유한양행은 GI-301의 사이언스와 데이터를 검토하기 시작해 8개월만에 승산이 있다고 판단해, 물질을 도입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GI-301은 차세대 IgE 치료제 시장을 정조준한 후보물질로, 유한양행은 ‘best-in-class’ 가능성을 보고 베팅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IgE 약물은 로슈-노바티스의 ‘오말리주맙(omalizumab, 제품명: 졸레어)’이 유일하며, 2018년 27억달러(약 3조2400억원)의 매출액을 올린 블록버스터 제품이다. 최근 특허가 만료되면서 셀트리온, 글렌마크, 소렌토 등이 졸레어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졸레어의 한계를 극복한 성공적인 차세대 IgE 약물은 나오지 않고 있다. GI-301이 가진 잠재력을 주시해야되는 이유다.
“차세대 IgE 약물로 GI-301은 4가지 차별성을 갖고 있다. 첫째, 부작용 우려를 낮춘 형태로 소아 환자에게도 쓸 수 있다. 둘째, 만성두드러기 환자에게서 보이는 자가항체(autoantibody)를 억제할 수 있다. 셋째, 약물 효능과 지속시간이 우수해 고농도의 IgE를 가진 알레르기 환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넷째, 다양한 적응증에서 개발할 수 있다. 비임상 시험에서 천식, 만성 두드러기, 아토피피부염, 음식물 알레르기 4가지 치료제로 개발 가능성을 확보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