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비욘드바이오가 자체 개발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BEY2153'의 첫 임상에 돌입한다. BEY2153은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타우(Tau)와 아밀로이드베타(Amyloid beta)를 동시에 타깃하는 경구용 저분자 화합물이다.
비욘드바이오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BEY2153의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임상은 건강한 젊은 성인 및 노인에게 BEY2153을 용량군별로 단회/반복 경구 투여한 후 안전성, 내약성 및 약동학적 특성을 평가하기 위한 1상 시험이다. 비욘드바이오는 서울대병원에서 약 90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민창희 비욘드바이오 대표는 "국내에서 합성 혁신신약의 알츠하이머병 임상 승인은 드문 사례"라면서 "임상 진행을 위해 임상시험수탁기관과 계약을 마쳤으며 오는 7월말 임상 개시 모임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의 응집은 가장 두드러진 병리 현상이다. 지난 20년간 수많은 연구자와 기업들은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을 없애거나 이미 쌓인 단백질 플라크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하려는 노력을 해왔지만 환자의 인지기능을 되돌리지는 못했다. 최근에는 타우 단백질을 새롭게 타깃한 연구들이 확산하고 있다.
비욘드바이오의 BEY2153은 아밀로이드베타와 타우를 동시에 타깃하는 물질이다. 민 대표는 "우리는 타우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했으나 이 약물이 타우 응집뿐 아니라 아밀로이드 생성도 억제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타우 단백질에 과인산화가 일어나면 신경전달물질을 운반하는 신경세포의 미세소관이 붕괴되고 신경세포는 사멸한다. BEY2153는 타우의 과인산화를 일으키는 키나아제 단백질을 타깃한다. BEY2153는 동시에 아밀로이드 전구체(amyloid precursor protein, APP)의 인산화도 억제했다. BEY2153는 타우 인산화와 APP의 인산화를 막음으로써 2가지 알츠하이머병 병인경로를 모두 차단하는 것이다.
민 대표는 "BEY2153는 높은 BBB 투과율로 낮은 용량에서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어 부작용 위험도 줄였으며 신경 보호 효과도 확인했다"면서 "1상에서 성인과 노인을 대상으로 안전성을 확인한다면 다국적 회사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비욘드바이오는 이후 임상 2상에서는 알츠하이머병뿐 아니라 다계통위축증, 파킨슨병 등으로 적응증을 확장하기 위한 별도의 임상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욘드바이오는 LG화학, LG생명과학(LG Biomedical 연구소)을 거쳐 한올바이오파마 연구소장을 거친 민창희 대표가 2013년 설립한 신약개발기업이다. 췌장암 치료제 'BEY1107'의 임상 1/2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번에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도 영역을 확장하게 됐다. 이외에도 다수의 항암제 파이프라인의 임상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