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희귀 난치성 질환 치료제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쟁에서 글로벌 제약사 암젠(Amgen)을 제치고 선두 주자로 나섰다. 솔리리스는 연간 치료비가 5억원(국내 기준)에 이르는 초고가 치료제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첫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목표로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1일 글로벌 임상시험 정보 사이트 ‘클리니컬 트라이얼스(clinicaltrials)’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SB12(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성분명 에쿨리주맙)의 환자 모집을 마무리하고(Active, Not recruiting) 본격적인 임상시험에 착수했다(NCT04058158).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9년 8월 SB12 3상에 돌입했으며 약 1년여만에 한국을 포함한 총 10여개국 50명을 대상으로 한 환자 모집(recruting)을 끝냈다. 이번 3상은 환자를 SB12군과 솔리리스군으로 나누어 첫 4주간은 매주 600mg씩, 26주까지는 격주 1회 900mg씩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2021년 10월 임상 3상을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이에 반해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개발 속도가 가장 빨랐던 암젠은 아직 환자 모집이 진행 중(Recruiting)인 것으로 나타났다(NCT03818607). 클리니컬 트라이얼스에 따르면 암젠은 2019년 4월 3상에 돌입했으며 미국, 영국 등에서 4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2022년 3월까지 임상을 완료할 계획이다.
솔리리스는 미국 제약사 알렉시온(Alexion)이 개발한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Paroxysmal nocturnal hemoglobinuria)' 치료제로서 지난해 글로벌 매출 규모는 39억 4640만 달러(약 4조7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솔리리스는 아세틸콜린수용체 항체 양성 중근 근무력증과 시신경척수염스펙트럼장애 등의 적응증을 추가하며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솔리리스는 성인 기준 투약 비용이 연간 수억원에 달하는 초고가 바이오의약품으로서,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통한 환자 접근성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국내 기준으로는 솔리리스 1 Vial(30㎖)의 가격은 비급여 기준 약 600만원으로, 성인 기준 연간 투약 비용이 약 5억원 규모로 알려져 있다.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치료제 개발의 난이도는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환자 모집이 어려운 것은 물론, 일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나 항암제 등이 다양한 유통망을 통해 공급되는 것과는 다르게 솔리리스는 시장의 정확한 수요에 의해 제품이 공급돼(on-demand base) 연구개발용 대조약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러한 악조건과 코로나19 확산이라는 글로벌 팬데믹 상황에서도 먼저 임상시험에 착수한 암젠보다 앞서 환자 모집을 끝내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다수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제품을 출시한 경험을 바탕으로 계획한 일정 내에 임상시험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SB12는 고가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치료 접근성 확대라는, 바이오시밀러 개발 가치를 입증 할 수 있는 중요한 개발 프로젝트이며,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해 성공적인 제품 개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솔리리스의 유럽 특허는 2020년 4월 만료됐으며 미국에서는 2027년 3월 만료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