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서윤석 기자
“압타머사이언스는 차별화된 압타머 기술을 가진 '글로벌 퍼스트 무버(first mover)'다. 독자적인 압타머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진단사업과 신약개발의 투 트랙(two track) 전략을 수행하고 있다”고 한동일 압타머사이언스 대표는 회사 소개를 시작했다.
지난 1일 여의도 홍우빌딩 3층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다. 지난 2011년 포항공대(POSTECH)에서 스핀오프한 압타머사이언스는 현재 코스닥에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 공모 희망가는 2만~2만5000원으로 총 공모금액은 260억~325억원 규모다. 오는 7~8일 청약을 받아 16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대표주관사는 키움증권.
압타머 기술은 RNA/DNA로 이뤄진 단일 핵산물질로, 3차원 입체구조로 감싸듯이 표적물질에 특이적으로 결합한다. 항체와 유사한 기능을 가져 화학항체(chemical antibody)라고 부르기도 한다. 항체와 비교해보면 압타머는 결합 선택성과 결합 능력이 우수하고, 항체가 표적하지 못하는 물질도 타깃할 수 있다. 또 낮은 부작용과 저렴한 제조원가로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진다.
한 대표는 “압타머 기술은 현재 (바이오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항체 기술을 대체할 수 있는 미래형 바이오소재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압타머사이언스는 변형핵산 DNA 라이브러리를 이용해 표적단백질과 결합하는 압타머를 선별하는 기술을 구현했다. 기존 방법보다 압타머 발굴 성공률과 결합력, 결합지속시간을 개선한 방식으로 2세대 SELEX 기술이라고 부른다. 여기에 응용제품 개발에 핵심적인 ▲압타머 길이 최적화 기술 ▲압타머 안정성을 높이는 압타머 치환 및 붙임 기술 ▲리간드 기능 선별 ▲민감도와 특이도를 높일 수 있는 압타머 쌍(aptamer pair) 발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압타머사이언스는 또 250종의 단백질에 특화된 1500여개의 압타머 서열을 확보해 독자적인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으며, 압타머의 발굴-최적화-응용제품 개발까지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스펙테이터는 압타머사이언스가 진행하고 있는 '신약개발+진단키트 개발'이라는 Two Track 전략에 대해 정리해봤다.
◆압타머 기반 당뇨병, 간암, 교모세포종 치료제 후보물질 개발
먼저 신약개발 부분을 살펴보자. 한 대표는 “2016년부터 신약개발을 시작해 전임상 단계의 약물 2개를 확보했다”며 “보통 약물발굴(drug discovery)이 5~7년 걸리는데 비해 압타머라는 장점 때문에 속도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압타머사이언스는 AlloMAp(Allosteric Modulator Aptamer)와 BiFAp(Bi-Functional Aptamer) 두가지 플랫폼을 이용해 신약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AlloMAp은 표적 수용체에 알로스테릭(allosteric)하게 결합해 작용하는 약물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플랫폼 기술. 압타머사이언스는 AlloMAp 기술을 인슐린 대체제인 ‘AST-101’과 인슐린 민감제인 ‘AST-102’를 개발하고 있다. AlloMAp 기술로 개발한 AST-101과 AST-102는 인슐린 수용체의 인슐린 결합부위가 아닌 다른 부위에 결합해 작용제(agonist)로 작용한다.
한 대표는 “인슐린을 이용한 혈당조절에서 나타나는 체중 증가, 인슐린 저항성과 같은 부작용없이 혈당을 조절할 수 있다”며 “AST-101은 현재 6개 제약사와 CDA(비밀준수계약)을 체결한 상태로 2021년 임상1상에 진입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인슐린민감제인 ‘AST-102’는 인슐린 저항성을 나타내는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이다.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와 MTA(Material Transfer Agreement)를 체결하고 약물의 효과를 검증하고 있다. 한 대표는 “압타머를 이용해 개발한 '퍼스트인클라스(First-in-class)' 약물이기 떄문에 전임상 단계에서도 라이선스 아웃이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비쳤다.
또다른 신약개발 분야는 압타머 기반의 항암제다. 압타머사이언스는 부작용과 낮은 조직투과율을 가진 항체기반 약물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BiFAp(bi-functional aptamer) 약물을 개발했다. 한 대표는 “ADC같은 항체 기반 기술은 약물과 항체를 연결시켜주는 링커기술이 중요한데, 압타머는 링커없이도 약물을 압타머의 한 부분으로 넣어 만들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BiFAp 기술로 개발한 약물은 표적 선택적으로 항암제를 전달할 뿐 아니라 혈뇌장벽(BBB) 통과도 용이하단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압타머사이언스는 글라이피칸3(GPC3)를 이용해 젬시타빈(gemcitanine)을 간암세포에 선택적으로 전달해 치료하는 컨셉의 ‘AST-201’과 EGF수용체III(EGFRvIII)를 이용해 교모세포종(GBM)에 선택적으로 약물을 전달하는 ‘AST-202’를 개발하고 있다.
또, BBB를 통과할 수 있는 'BBB셔틀(BBB shuttle) 압타머'를 개발해 BBB 통과가 어려운 항체와 결합시켜 확인해본 결과 40배이상 BBB를 잘 통과한 결과를 설치류 모델에서 확인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이를 토대로 CD20 표적 항체의 BBB 통과 효율을 개선해 원발성 중추신경계 림프종(PCNSL)에 대한 치료제 후보물질을 자체개발하고 있다. 추가로, 뉴라메디, 아밀로이드솔루션과 각각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치료제 후보물질을 연구중이다.
◆비소세포폐암 조기진단 키트 'AptoDetect'
압타머사이언스는 진단분야에서는 압타머를 이용해 복수의 바이오마커를 동시에 분석하는 다지표 진단기술을 개발했다. 혈액에서 각각의 바이오마커를 검사하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여러 바이오마커를 동시에 측정하고 진단 알고리즘으로 분석하는 방식이다.
한 대표는 “폐암 조기진단 키트인 'AptoDetect-lung'은 시판단계의 진단키트로 2021년부터 중국에서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며 “췌장암, 간암 진단키트는 2022년 허가를 받아 2023년에 시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9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폐암은 위암 대장암에 이어 3번째로 높은 발병률를 가진 암으로 5년 평균 생존률이 저조한 약 30%에 불과한 상황이다. 압타머사이언스는 혈액기반의 폐암 조기진단키트인 AptoDetect-lung을 2017년 식약처 승인, 2018년 유럽 CE 허가를 받아 현재 시판 중이다. AptoDetect-lung은 비소세포폐암(NSCLC)를 대상으로 진단이 가능하며 민감도 75%, 특이도 92%의 성능을 가지고 있다. 한 대표는 “민감도 75%가 낮아보일 수 있지만 미국 온크이뮨(Oncimmune)에서 출시한 ‘Early CDT-lung’은 민감도 41% 인데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보험인 메디케어 파트B(Medicare partB)의 적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압타머사이언스는 이원의료재단에 폐암진단키트를 공급하고 있으며, 국내 8개 병원들과 협력해 매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그 외 중국과 싱가폴등 아시아시장을 타깃으로 수출을 준비하고 있으며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현재 3000키트 정도의 생산시설을 연간 10만키트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폐암진단키트는 한 키트로 80~90명 검진이 가능하다.
또, 바이러스를 이용한 ViroSELEX 기술을 이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타깃하는 압타머를 발굴해 코로나19 항원 진단키트를 개발하고 있다. 한대표는 “2020년말까지 코로나19 항원 진단키트를 상업화를 목적으로 개발 중”이라며 “in vitro 실험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의 가능성도 확인해 현재 동물실험을 진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