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서윤석 기자
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IVI) 사무총장은 “기존 백신과 다르게 코로나19 백신은 신속하게 개발되면서 안전성 측면에서 부족한 면이 있다"며 "일반적으로 백신 임상시험 참여자는 접종 후 2~3년간 추적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개발된 백신을 전세계에 공평하게 공급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8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글로벌 바이오컨퍼스 2020(GBC 2020) 발표에서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과 공급의 중요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일반적인 백신 개발에는 약 15억달러의 자금과 5~10년의 시간이 걸리고, 이 중 93%는 실패한다”며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같은 특별한 상황에서는 6~18개월만에 백신을 개발을 진행 중이며, 이는 임상의 각 단계를 중첩해 진행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런 신속한 개발 때문에 안전성 부분을 더 확인해야 한다”며 “임상시험 참여자들을 2~3년간 추적 관찰해 이상반응을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는 초기 임상을 마친 코로나19 백신을 긴급승인 한후 백신을 투여하고 있다.
김 사무총장은 올해 말에서 내년 초까지 효과적인 코로나19 백신이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이같이 신속하게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는 데는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과 정부의 적극적인 자금 지원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인 백신개발에는 약 15억달러 규모의 막대한 자금과 긴 시간이 필요한 데 기업들이 선뜻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데, 이번에는 정부에서 적극적인 자금 지원으로 리스크가 일정부분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김 사무총장은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 등의 코로나19 백신 개발회사에 미국 정부가 지원한 자금들을 합하면 약 100억달러(약 11조8600억원)에 달한다”며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도 14억달러를 지원했는데 이는 코로나19 백신 공급에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사무총장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코로나19 백신의 임상 3상을 진행하는 가운데 미국, 영국, 일본 등의 선진국들이 백신을 입도선매하고 있는 ‘백신 국가주의 현상’에 대해 우려했다. 그는 로타바이러스(Rotavirus)의 예를 들면서 “200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은 로타바이러스 백신은 10년후인 지금까지 전세계 어린이 접종률이 40%에 불과하다”며 “그런데 미국의 어린이들 접종률은 70%가 넘는다”고 말했다. 로타바이러스는 감염성 설사를 나타내는 식중독 바이러스로 영유아에서 심한 구토와 설사증상을 보인다.
김 사무총장은 "백신 국가주의를 조심해야 한다”며 “개도국이든 선진국이든 코로나19 백신에 접근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 세계보건기구(WHO),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의 컨소시엄인 코박스(COVAX)가 2021년까지 약 20억 도즈의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해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전체 백신 공급량의 약 20% 수준이다.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는 백신 개발 및 생산을 담당, WHO는 정책, GAVI는 운송을 담당한다.
김 사무총장은 “백신이 사람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백신의 접종이 사람을 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