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글로벌 위탁시험기관(CRO) 분야는 다이나믹하게 변화하고 있다. 지난 4~5년 사이 글로벌 탑 CRO 기업 사이의 M&A가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공격적으로 몸집을 키웠다. 2015년 랩코프(LabCorp)가 코반스(Covance)를 56억달러에 인수했으며, 2017년에는 팜플로나(Pamplona)가 파렉셀(Parexel)을 50억달러에 인수했다. 2016년 한해에만 CRO M&A 규모는 240억달러에 달했다. 그러다보니 1, 2위를 제외하고 중위권에 있는 CRO는 M&A로 큰 기업에 흡수되고, 탑 기업이 60% 이상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와중에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중견급 CRO 회사가 다시 커지는 새로운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그 배경을 보면 신약개발 산업이 발전하면서 소수의 인원으로 구성되는 바이오텍의 경우 대부분 자체 전문성을 가진 분야에 집중하고,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아웃소싱으로 전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CRO 독점이 커지다보니 비용이 올라가고,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텍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제한적인 상황이다. 또 급격하게 사이트가 늘어나면서 데이터 퀼리티가 떨어지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는 것.
아나패스(AnaPath: Anatomy+Pathology)도 이같은 글로벌 추세에서 중견 CRO 기업으로 몸집을 키워나가고 있다. 노바티스, 로슈 등에 서비스를 하는 병리학 전문 CRO 회사인 아나패스는 지난해 동물실험 서비스 시설을 갖춘 코반스의 스페인 사이트를 인수하면서, 비임상에서부터 신약허가신청(new drug application, NDA)까지 전주기에 필요한 동물실험를 커버할 수 있는 CRO로 재탄생했다. 스위스 사이트는 아나패스 서비스(AnaPath Services), 스페인 사이트는 아나패스 리서치(AnaPath Reseach)다. 해당 인수 딜과 동시에 에스티팜(ST Pharm)은 아나패스 서비스를 인수하면서 독립적인 자회사로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아시아 시장으로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이번달에 한국에 설립된 아나패스 코리아의 손국진 대표는 “신약개발을 할 때 전임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병리와 분석이며,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에 제출하는 전임상 자료를 뒷받침한다”며 “병리는 약물의 효능과 독성, 분포·대사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전임상은 임상과 나눠진 개념이 아니라 NDA까지 같이 가야되는 과정이며, 전임상 전략이 명확해야 임상개발 방향도 올바르게 설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