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윤소영 기자
길리어드(Gilead)의 HIV(Human Immunodeficiency Virus) 치료제 후보물질 ‘레나카파비어(lenacapavir)’가 임상에 참여한 88%의 다약제내성(multi-drug resistance) 환자들에서 바이러스 감소효과를 보였다.
길리어드는 지난 18일(현지시간) HIV 캡시드 저해제인 레나카파비어 임상 2/3상 결과 1차 종결점을 만족시켰다고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경구용 레나카파비어에 대한 2주간의 임상 결과다. 길리어드는 피하주사용 레나카파비어에 대한 장기 활성 임상결과는 다가올 컨퍼런스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레나카파비어의 CAPELLA 임상 2/3상(NCT04150068)은 36명의 치료경험이 많은 다약제내성 HIV-1 감염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환자들은 항레트로바이러스(Antiretrovus) 치료를 지속하면서 레나카파비어(24명) 혹은 위약(12명)을 경구 복용했다. 길리어드는 환자들이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에 내성이 있기 때문에 임상에 사용된 레나카파비어의 치료법이 기능적 단일요법(functional monotherapy)이라고 설명했다. 1차 종결점은 약의 첫 복용 14일 후 0.5log10 copies/ml 이상 HIV-1 RNA의 감소를 보인 환자 비율이었다.
임상 결과에 따르면, 1차 종결점의 평가 기준을 달성한 환자의 비율은 레나카파비어군에서 88%(21/24명), 위약군에서 17%(2/12명)로 나타났다. 또한 길리어드는 치료 후 바이러스양의 중간값이 레나카파비어군에서 -1.93log10 copies/ml, 위약군에서 -0.29log10 copies/ml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p<0.0001) 차이를 보였다. 심각한 부작용도 관찰되지 않았고, 모든 환자들은 14일의 치료 기간 동안에 치료를 중단하지 않았다.
길리어드는 지난 7월, 레나카파비어 임상 1상(NCT03739866) 결과를 발표하며 레나카파비어의 HIV 장기 치료효과를 보여주었다. 길리어드는 임상 결과 레나카파비어를 피하주사로 900mg 투약한 군에서 6개월 후에도 혈장 치료 농도(therapeutic plasma concentration)가 유지됐으며, 레나카파비어의 장기 활성 가능성을 봤다고 발표했다.
Diana Brainard 길리어드 수석부사장은 “레나카파비어는 6개월마다 한번씩 피하주사로 투약하는 캡시드 저해제이며 이는 HIV 치료제 분야에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약승인을 위해 내년에는 장기 데이터를 보완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FDA에 의해 2019년 혁신의약품으로 지정된 레나카파비어는 HIV 캡시드 활동을 방해하는 기전의 약물이다. 캡시드는 바이러스의 유전물질과 효소들을 둘러싸는 단백질 껍질로 바이러스 DNA/RNA를 보호 및 전달하며 바이러스가 숙주와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한다.
길리어드는 지금까지 FDA로부터 11가지의 HIV 치료제에 대해 승인받았으며 이 약들은 길리어드의 주요 수익원이다. 길리어드의 2020년 3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HIV 약물들의 매출은 45억달러 이상으로,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했다. 2020년 1분기와 2분기에도 HIV 매출이 전체 매출의 76%, 79%를 차지했다.
한편, 화이자(Pfizer)와 GSK(GlaxoSmithKline)가 HIV 치료제 개발을 위해 설립환 회사인 비브(ViiV healthcare)도 장기 활성을 가진 HIV 치료제 후보물질 '카보테그라비어(cabotegravir)'에 대한 임상 3상 (NCT02720094, NCT03164564)을 진행하고 있다. 8주에 한번씩 투약하는 카보테그라비어 역시 지난 17일(현지시간) FDA에 의해 혁신의약품으로 지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