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서윤석 기자
2020년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점철된 한해였다. 상반기에는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며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가 하반기로 오면서 바이오 투자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바이오 기업 중에서도 진단기업들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 때문인지 올 한 해에만 7개 진단기업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되며 2104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했다.
6일 바이오스펙테이터 자체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한해동안 130곳의 기업이 3조4473억원의 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집계는 바이오스펙테이터가 지난해 보도하거나, 자체 파악한 투자유치 실적을 종합한 것으로, 코스닥 상장 공모투자, 주주배정/3자배정 유상증자 등을 포함한 금액이다. 단, 단일기업으로 1조원에 가까운 올해 최대자금을 모금한 SK바이오팜은 전체 투자금과 투자비율을 계산하는 통계엔 포함시켰지만, 아래 표에서는 제외했다.
▲2020년 월별 투자현황 집계 (*: SK바이오팜은 표 미포함)(바이오스펙테이터 작성)
월별 투자금액을 살펴보면 1월부터 3월까지는 바이오투자 규모가 1000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본격적인 코로나19 국면으로 들어서던 2월과 3월에는 500억원을 밑돌며 투자심리가 완전히 얼어붙었다. 하지만 4월부터 투자심리가 조금씩 살아나면서 투자금액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런 분위기는 바이오 기업의 코스닥 기업공개(IPO)가 5월까지 하나도 없다는 점에서도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분위기는 6월이후에는 완전히 반전됐다. 활발한 투자가 이뤄지며 매월 약 2000억~3000억원 규모의 투자가 이어지다가 12월 한달에만 5515억원에 달하는 투자가 진행되며 정점을 찍었다. 바이오기업의 12월 자금조달 규모는 11월 2852억원 대비 거의 2배에 가까운 금액이었다.
특히, 12월에는 대규모 주주배정/3자배정 유상증자 및 전환사채(CB)발행, 기업공개(IPO)가 집중됐다. 구체적으로 5개 기업이 기업공개를 통해 총 2038억원, 알테오젠이 75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 메드팩토가 100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을 진행했다.
▲2020년 단계별 투자 현황 집계(*: SK바이오팜은 표 미포함)(바이오스펙테이터 작성)
지난해 바이오투자금액을 단계별로 살펴보면, 시리즈A로 약 3161억원, 시리즈B로 3973억원, 시리즈C/pre-IPO로 3047억원을 유치해 단계별 투자가 고르게 이뤄졌다. 시리즈A와 시리즈B는 전년 집계한 3226억원, 3560억원으로 유사한 수준이었으나, 시리즈C는 전년 4874억과 비교해 약 1000억 감소한 3047억원이었다.
또, 7월 상장한 SK바이오팜은 단독으로 9593억원을 모금했다. 단일 기업으론 올해 최대 규모다. 또, 투자심리가 살아난 하반기에는 18개 기업들이 상장했으며, 이중 7개는 진단 기업들이었다. 상장을 통해 젠큐릭스는 227억원, 셀레믹스 264억원, 미코바이오메드 375억원, 클리노믹스 274억원, 퀀타매트릭스 435억원, 엔젠바이오 342억원 등의 자금을 모금했다.
2020년 한해동안 기업공개를 통해 모금한 자금은 총 1조5156억원에 달하며 전체 투자금액의 43.9%에 달했다. 특히, 주주배정/3자배정 유상증자 및 전환사채(CB)를 통해 모금한 금액까지 합치면 2조3141억9000만원으로 전체 투자금액의 67.13%를 차지했다.
▲2020년 분야별 투자 현황 집계(*: SK바이오팜은 표 미포함)(바이오스펙테이터 작성)
그럼 어떤 연구분야에 투자가 이뤄졌는지 살펴보자. 바이오스펙테이터의 분석 결과, 가장 많은 투자가 이뤄진 분야는 항암제(23.7%) 분야였으며, 그 뒤를 이어 진단(8.5%), 마이크로바이옴(5.8%), 줄기세포(4.8%), 인공지능(4.5%) 분야가 뒤를 이었다.
구체적으로 항암제 분야는 35개 기업이 8185억9000만원을 유치해 전체 투자금의 23.7%를 차지하며 다른 분야에 비해 압도적인 투자규모를 자랑했다. 셀렉신(137억원, 시리즈A), 유빅스테라퓨틱스(150억원, 시리즈B), 지아이셀(260억원, 시리즈A), 업테라(127억원, 시리즈A), 굳티셀(380억원, 시리즈B), 인투셀(340억원, pre-IPO) 등이 1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유치했다. 상장사 중에선 펩트론(750억원, 주주배정 유상증자), 메드팩토(1000억원, 3자배정 유상증자 및 전환사채(CB))등 대규모 투자가 이뤄졌다.
진단 분야는 17개 기업이 2954억원(8.5%), 마이크로바이옴 분야는 5개 기업이 2018억3000만원(5.8%), 줄기세포 분야는 5개 기업이 1667억원(4.8%), 인공지능 분야는 17개 기업이 1576억원(4.5%)을 유치했다.
특히, 진단기업 17곳 중 7곳이 IPO를 통해 자금을 모았다. 젠큐릭스가 227억원, 셀레믹스 264억원, 미코바이오메드 375억원, 클리노믹스 274억원, 퀀타매트릭스 435억원, 엔젠바이오 342억원, 프리시젼바이오 187억원으로 2104억원을 모금해 진단분야 투자금의 71%가 IPO를 통해 이뤄졌다.
마이크로바이옴 분야기업도 5곳 중 3곳이 IPO를 통해 자금을 모았다. 특히 지놈앤컴퍼니가 800억원을 모아 올해 IPO기업 중 SK바이오팜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자금을 유치했다. 뒤를 이어 소마젠(462억원), 고바이오랩(360억원) 순이었으며, 마이크로바이옴 전체 분야 투자금의 80.3%가 IPO를 통해 이뤄졌다.
줄기세포 분야에서는 이엔셀이 시리즈A로 101억원을 모금했으며, 코아스템과 차바이오텍이 전환사채(CB)를 통해 각각 410억원, 750억원을 모금했다.
인공지능 분야 기업에서는 루닛(300억원, 시리즈C), 온코크로스(165억원, 시리즈B), 휴이노(200억원,시리즈B), 딥바이오(120억원, 시리즈B) 등이 100억원이 넘는 투자를 이끌어냈다.
그 외에도, 알츠하이머병 분야(845억원, 6곳), 파킨슨병 분야(760억원, 3곳), 의료기기 분야(691억원6곳),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분야(455억원, 2곳), 면역질환 분야(440억, 2곳), RNAi 분야(415억원, 1곳), PNA 분야(355억원, 1곳), 뇌질환 분야(55억원, 1곳), 기타 분야(2778억원, 25곳)에 투자가 이뤄졌다. 기타분야에는 백신, 보톡스, 섬유증, 안구건조증, 약물전달, 엑소좀, 오가노이드, 이종장기 등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