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윤소영 기자
GSK(GlaxoSmithKline)의 HIV(Human Immunodeficiency Virus) 전문 치료제 개발 자회사인 비브 헬스케어(ViiV healthcare)가 장기 지속형 HIV 치료제 ‘카베누바(Cabenuva)’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이로써 매일 약을 복용해야 했던 HIV 환자들에게 1년에 12번의 투약만으로도 가능한 치료제 옵션이 생겼다.
작년 12월 카베누바에 대한 유럽 승인에 이어 이번 FDA의 승인으로 GSK는 유럽 및 미국에서 장기 지속형 HIV 치료제 시장을 선점하게 됐다. 하지만 길리어드(Gilead) 역시 장기 지속형 HIV 치료제 임상을 진행중이며 길리어드의 약물은 약효가 6개월동안 지속된다.
비브는 지난 21일(현지시간) HIV-1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장기 지속형 주사형 치료제 ‘카베누바(Cabenuva, cabotegravir+rilpivirine)’에 대해 FDA 승인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카베누바는 현재 매일 경구로 복용하는 항레트로바이러스제(antiretroviral)를 대신할 수 있는 주사제다. 카베누바는 한달에 한번만 투약해도 된다는 장점이 있으며 투약을 위해서는 개인이 아닌 의사가 직접 주사해야하기 때문에 투약 관리의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카베누바는 바이러스 억제(virologically suppressed) 상태(혈중 HIV-1 RNA가 50 copies/mL 이하)인 환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으며 비브가 개발한 카보테그라비어(cabotegravir)와 얀센(Janssen)에서 개발한 릴피비린(rilpivirine)이 각각 주사제 형태로 같이 포장되어 제공된다. 또한 카베누바에 대한 내약성을 테스트하기 위해 카베누바의 투약 한달 전에 경구용 카보테그라비어와 릴피비린의 복용이 권해진다.
Lynn Baxter 비브 북미지부 책임자는 “카베누바의 FDA 승인으로 HIV 치료제의 투약 일수가 1년에 365일에서 12일로 줄어들었다”며 “비브는 HIV 환자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혁신적인 치료제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승인은 ATLAS 임상 3상(NCT02951052)과 FLAIR 임상 3상(NCT02938520)의 결과를 기반으로 한다. 총 1100명 이상의 환자가 참여한 두 임상에서 비브는 카베누바가 기존의 경구용 알약과 비슷한 바이러스 억제(viral suppression) 효능 가진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카베누바의 안전성도 확인했다. 또한 비브는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의 약물 선호도 조사에서 88%의 환자들이 기존 경구용 약물보다 카베누바를 선호했으며 2%의 환자만이 기존의 약물을 선호했다고 밝혔다.
카베누바는 2019년 FDA로부터 생산과정의 문제로 시판허가 승인 거절을 받은 적이 있다. 약의 효능이나 안전성 문제는 아니었지만 이로 인해 비브는 길리어드와의 HIV 치료제 경쟁에서 뒤처졌다고 평가받았다.
길리어드는 현재 HIV 치료제 분야에서는 가장 큰 매출 실적을 내고 있는 회사다. 2020년 3분기 길리어드의 총 매출은 64억9300만달러였는데 이중 HIV 관련 치료제의 매출이 45억4700만달러를 차지했다. 반면 비브를 자회사로 가지고 있는 GSK가 밝힌 2020년 3분기 HIV 치료제 매출은 14억8100만달러(12억1600만유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