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미국 머크(MSD)의 ‘키트루다(Keytruda, pembrolizumab)’ 기세가 무섭다. 지난 4일 실적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키트루다 4분기 매출액만 동기 대비 27% 증가한 40억달러에 도달하면서 또다시 기록을 경신했다. 2020년 한해 매출액은 143억8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0% 오른 수치였다. 폐암 시장에서 장악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 투약 반감기를 늘린 키트루다 6주 제형을 출시하고 신장암, 자궁내막암 등 더 초기의 여러 암종에 걸쳐 성공적으로 적응증을 확대한 덕분이었다.
이와는 대조적인 모습으로 한때 선두를 달리던 BMS의 ‘옵디보(Opdivo, nivolumab)’는 2018년을 기점으로 매출이 정체돼 있으며,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3% 증가한 69억9200만달러를 올렸다. 이는 키트루다의 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BMS가 PD-(L)1 시장에서 여전히 2번째로 높은 매출액을 내고있는 회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키트루다는 큰 격차를 벌리고 있는 모습이다.
키트루다 성장은 계속될 전망이지만, 이제는 이러한 성장세를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도 중요한 숙제로 다가오고 있다. 키트루다 매출액이 늘어남에 따라 머크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30%를 넘어섰기 때문. 업계에서는 머크와 키트루다가 동일어가 되고 있으며, 키트루다의 미국과 유럽 특허가 2028년 만료로 독점권을 잃게 것에 대비해 ‘이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가 피할 수 없는 질문이 되고 있다.
특히 다가오는 2025~2030년은 머크에 중요한 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예로 애브비는 몇년동안 글로벌 탑 블록버스터 자리를 공고히했던 블록버스터 '휴미라' 만료에 따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즉각적인 매출을 낼 제품을 보유한 엘러간(Allergan)을 630억달러에 인수하는 보수적인(?) 딜을 체결하는 과감한 베팅에 나선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