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서윤석 기자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는 ‘나파모스타트(nafamostat)’의 장점은 무엇일까? 종근당의 ‘나파벨탄(Nafabelltan, nafamostat)’을 이용해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 임상 3상(ASCOT, NCT04483960)을 진행중인 호주 피터 도허티 연구소(The Peter Doherty Institute)가 △높은 TMPRSS2 결합을 통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세포내 침투 억제 △전임상 및 임상 결과 △안전성 확보 등을 들었다.
피터 도허티연구소는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나파벨탄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호주 멜버른 대학의 감염병 전문 연구기관인 피터 도허티연구소가 주도하고 있는 ASCOT 임상 3상은 호주 식약처가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시행 중인 글로벌 임상 프로젝트로, 도허티연구소를 포함해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에서 70개가 넘는 기관이 참여해 2400명의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은 A, B, C 3개의 그룹을 선택할 수 있으며, 그룹별로 나파벨탄, 혈장치료제(convalescent plasma), 혈전증예방요법(thromboprophylaxis)으로 표준치료제와 함께 치료받게 된다.
그럼 피터 도허티연구소는 왜 나파벨탄을 선택했을까? 먼저, 나파벨탄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포내 침투하는데 사용하는 바이러스의 스파이크단백질(spike protein)이 이용하는 TMPRSS2( transmembrane protease serine 2)라는 효소를 타깃해 강하게 억제한다. TMPRSS2 효소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프라이밍(priming)해 숙주세포의 ACE2 수용체와 결합해 세포내로 침투할 수 있게 하는데, 이를 억제해 바이러스의 세포내 침투를 막는 기전이다.
나파벨탄의 성분인 나파모스타트는 폐 세포주(lung epithelial cells)인 Clau-3 세포를 이용한 연구에서 가장 적은 0.0022µM의 용량으로 IC50을 달성했다. 카모스타트(Camostat)는 0.187µM,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받은 길리어드의 ‘베클루리(Veklury, remdesivir)’는 1.3µM이 필요했다(doi.org/10.1002/jmv.26397). IC50(inhibitory concentration 50)은 특정반응을 50%까지 억제하는데 필요한 약물용량을 의미한다.
세포수준의 연구뿐 아니라 코로나19 환자에게서도 나파벨탄의 효과가 입증됐다. 종근당은 러시아에서 1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나파벨탄의 임상 2상을 진행했다. 종근당의 발표에 따르면, 나파벨탄으로 치료받은 중증 코로나19 환자는 회복에 도달하는 기간이 표준치료군보다 4일 단축된 10일(vs 14일, p=0.002)로 확인됐다. 나파벨탄으로 치료받은 중증 코로나19 환자는 61.1%의 증상개선률을 나타내 표준치료군 11.1%대비 유의미하게 증상이 개선된 결과를 나타냈다(p=0.002). 또, 질병의 진전으로 인해 사망한 사례는 나파벨탄 치료군에서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나파벨탄은 이미 혈액항응고제 및 급성췌장염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약물인 만큼 안전성은 확보된 상황이라는 것.
한편, 종근당은 현재 러시아에서 나파벨탄의 임상 2상을 마치고, 그 결과를 기반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조건부허가 및 임상 3상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또,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나파벨탄의 임상을 호주, 뉴질랜드, 인도, 멕시코 등에서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