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윤소영 기자
겸상적혈구병(Sickle Cell Disease, SCD) 치료제 ‘옥스브리타(Oxbryta, voxelotor)’를 개발한 GBT(Global Blood Therapeutics)가 사노피(Sanofi)와의 계약으로 새로운 기전의 겸상적혈구병 치료제 개발에 나선다.
GBT는 16일(현지시간) 사노피의 겸상적혈구병 저분자화합물 2개에 대해 독점적 라이선스인(License-in)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에 따라 GBT는 사노피에 계약금으로 225만달러와 개발, 허가, 상업화 및 판매 마일스톤으로 최대 3억5100만달러를 지급할 예정이다. GBT는 두 화합물에 대한 전세계 개발, 제조, 상업화 독점권을 갖게 됐다.
이미 FDA 승인을 받은 겸상적혈구병 치료제 ‘옥스브리타’를 가지고 있는 GBT는 이번 계약을 통해 다양한 기전의 약물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GBT에 따르면 이번에 확보한 2개의 저분자화합물은 각각 항-겸상적혈구화(anti-sickling) 기전과 염증 및 산화스트레스를 줄이는 기전을 갖는다.
옥스브리타는 헤모글로빈의 산소 친화도를 높여 헤모글로빈의 중합화를 억제하는 방식의 치료제다. 겸상적혈구를 발생시키는 헤모글로빈 유전자의 점돌연변이는 헤모글로빈을 산소와 결합하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산소와 결합하지 못한 헤모글로빈은 중합화(polymerization)과 유도되어 적혈구를 낫모양으로 만든다.
정 최(Jung E. Choi) GBT 최고 사업·전략 책임자(chief business and strategy officer)는 “우리는 겸상적혈구병이 경구용 약제로도 잘 관리되는 질병이 되는 미래를 상상한다”며 “겸상적혈구병 환자들을 위해 내부적인 연구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전을 가진 치료제 개발을 위해 꾸준히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GBT가 사노피로부터 확보한 약물은 사노피도 2018년 바이오버라티브(Bioverativ)를 116억달러에 인수하며 얻은 약물이다. 당시 사노피는 바이오버라티브를 인수하며 혈우병, 겸상적혈구병, 베타지중해성 빈혈 등 희귀 혈액 질환관련 파이프라인을 확장했다. 사노피는 인수를 통해 겸상 적혈구병 치료제 후보물질로 저분자 화합물 외에도 징크핑거를 이용한 ex vivo 유전자 편집 약물도 확보했으며 현재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겸상적혈구병은 유전자변이로 발생하는 희귀질환이지만 유전질환 중에서는 흔한 질환에 해당된다. 이에 겸상적혈구병은 최근 유전자치료제 개발 회사들의 핵심 파이프라인이 되고 있다. 블루버드(Bluebird bio)는 벡터를 이용해 정상 유전자를 세포내로 삽입하는 형식의 겸상적혈구병 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블루버드는 겸상적혈구병 유전자치료제 개발 진행이 가장 빠른 회사지만 안전성 이슈로 FDA 승인이 거절되거나 임상이 중단되는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하다.
유전자 편집 기술을 가지고 있는 회사들도 겸상적혈구병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버텍스(Vertex)는 크리스퍼테라퓨틱스(CRISPR therapeutics)와 ex vivo CRISPR/Cas9 방식의 유전자치료제 후보물질 ‘CTX001’ 개발을 진행중이며 현재 임상 1/2상 단계다. 에디타스(Editas)는 ex vivo CRISPR/Cas12a를 이용한 치료제 후보물질 ‘EDIT-301’을 개발하고 있으며 지난 1월 FDA로부터 임상시험 허가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빔테라퓨틱스(Beam therapeutics)는 염기편집 기술이 적용된 겸상적혈구병 치료제 후보물질 ‘BEAM-101’, ‘BEAM-102’를 개발하고 있다. 빔의 두 후보물질은 현재 전임상 단계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