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노신영 기자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이 오는 4월 개최되는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연구초록 3편을 발표한다고 24일 밝혔다.
암 치료 분야에 있어 루닛의 연구 주제는 인공지능 기반의 새로운 바이오마커 개발에 집중돼 있다. 루닛의 인공지능 이미지 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조직 슬라이드 영상을 분석해 얻은 정보를 통해 면역항암제 치료 반응을 예측하는 모델이다.
루닛의 인공지능 기반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 IO(Lunit SCOPE IO)’는 환자의 암 조직 슬라이드 이미지를 분석해 대표적인 면역세포 중 하나인 암 조직 종양침윤림프구(TIL)의 분포를 관찰, 이에 따라 종양 미세환경의 3가지 면역학적 형질(3-IP; 면역활성, 면역제외, 면역결핍)로 분류한다. TIL이 암 상피조직에 침투해 있다면 ‘면역활성’, TIL이 암-연관 스트로마(cancer-associated stroma)에 집중되어 있다면 ‘면역제외’, TIL 침투가 희박하다면 ‘면역결핍’으로 분류하게 된다.
이를 기반으로 루닛이 2021년 AACR에서 발표할 주제는 ▲20개 암종 조직 내 AI 분석을 통한 면역 표현형과 유전체 정보와의 연관성 제시 ▲자궁내막암 조직 TIL 분포 분석을 통한 분자아형 예측 가능성 ▲폐암 환자의 폐 CT 이미지 AI 분석을 통한 예후 분석 가능성 등에 대한 연구결과다.
루닛은 암유전체 공개 데이터베이스 TCGA 데이터 중 20개 암종의 7000개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면역치료를 방해하는 요소인 유전자 돌연변이 세포가 3-IP 중 ‘면역제외’ 표현형에서 많이 발견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자궁내막암 조직 TIL 분포 분석결과, 치료 예후가 좋지 않은 환자군의 조직 패턴이 '면역제외'로 분류되었고, 예후가 좋은 환자군은 '면역활성'의 패턴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나 그 연관성을 입증했다.
연구를 주도한 옥찬영 루닛 의학총괄이사(CMO)는 “이번 연구로 암 조직 내 면역세포의 분포 위치와 유전체 정보와의 연관성을 증명했다. 루닛 인공지능을 활용한 3-IP 분류를 통해 보다 정교하고 정확한 치료를 요구하는 암종을 미리 예측하고 환자에게 맞춤형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했다”며 “3-IP 분류는 각 형질에 따라 치료 반응이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분류가 중요한데, 최근 루닛 스코프 IO가 병리학 전문의보다 높은 정확도로 조직 슬라이드를 분석한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캐나다병리학회(USCAP)에서 발표돼 루닛 인공지능의 정확성을 확인하기도 했다”고 발표했다.
이외에도 루닛 연구팀은 폐암 환자의 CT 이미지 데이터를 AI로 분석한 결과, 예후가 좋지 않은 환자의 조직 패턴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팽경현 루닛 제품총괄이사(CPO)는 “폐암 중에서도 치료 예후가 좋지 않은 악성 폐암은 ‘MPSol(micropapillary 또는 solid)’이라는 복잡한 조직 패턴을 보인다고 알려져있다”며 “현재는 생검을 통해 조직을 분석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으나, 이는 신체 일부를 떼어낸다는 위험성과 전체 조직을 대변하지 못한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루닛 연구팀은 인공지능이 CT 이미지를 분석해 조직 패턴을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루닛의 이번 연구는 분당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과의 협업을 통해 이루어졌다. 또한 루닛의 자문위원이자 세계적인 종양학 대가로 알려진 토니 목(Tony Mok) 교수가 연구에 참여해 신뢰도를 높였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해당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과 함께한 이번 연구는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분석해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루닛 인공지능이 암 치료 분야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AACR은 전 세계 약 120개 국가 4만여 명의 회원을 보유한 암 연구분야에서 가장 오래된 학회로,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미국 현지시간 4월 10일부터 15일까지 그리고 5월 17일부터 21일까지 총 11일간 온라인으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