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노신영 기자
유럽의약품청(EMA)이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코로나19 백신의 희귀 혈전증 연관성을 인정했다. 다만, 백신접종에 대해서는 접종을 권장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EMA의 약물감시 위해평가위원회(Pharmacovigilance Risk Assessment Committee, PRAC)는 지난 7일(현지시간) 가상(virtual) 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백스제브리아(Vaxzevria)’에 매우 희귀한 부작용(very rare side effects)으로 ‘혈소판 저하를 동반한 희귀 혈전증(unusual blood clots with low blood platelets)’을 등재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PRAC는 지난 3월 22일을 기준으로 유럽연합(EU)의 약물안전 데이터베이스(EudraVigilance)에 보고된 대뇌정맥동혈전증(cerebral venous sinus thrombosis, CVST) 62건과 비장정맥혈전증(splanchnic vein thrombosis) 24건에 대한 검토를 진행했다. 그 중 18건은 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심각한 부작용으로 보고됐다.
검토 결과, PRAC는 혈전증이 뇌 및 복부 정맥과 동맥에서 일어날 수 있으며, 혈소판 수치의 감소와 출혈을 동반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EMA는 혈소판 감소를 동반한 혈전증이 백신에 의한 면역반응일 가능성이 높으며, 항응고제 헤파린(Heparin) 요법을 받은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헤파린-유도 혈소판감소증(HIT)과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혈전증을 유발하는 구체적인 원인에 대해서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MA의 발표에 따르면, 대부분의 혈전증은 첫번째 접종을 받고 2주 이내, 60세 미만 여성에게서 자주 발생했다. 두번째 접종에서는 제한적인 반응만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번 희귀 혈전증 논란에도 불구하고 EMA는 여전히 백신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혈전증은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부작용이며, 접종 후 지속적인 관찰에 따른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백신접종을 통한 코로나19 예방효과의 이점이 더 크다(risk-benefit)고 판단한 것이다.
한편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3월 23일, 코로나 백신19의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하면서 백신을 1번 이상 접종받은 2만 1583명의 임상참여자를 대상으로 혈전증 또는 혈전증 관련 이상반응이 관찰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DSMB)가 백신과 관련된 혈전증, 대뇌정맥동혈전증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를 진행했으나 혈전증 또는 혈전증을 특징으로 하는 이상반응의 위험도 증가를 관찰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