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차대근 기자
인간의 장기를 모방한 연구모델인 장기칩(Organ-on-a-Chip)을 개발하는 에뮬레이트(emulate)가 시리즈E 투자를 받으며 새로운 장기모델로 제품을 확장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사업을 확장한다.
에뮬레이트는 지난 7일(현지시간) 시리즈E로 8200만달러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기존 투자자 노스폰드 벤처스(Northpond Ventures)가 리드했으며 퍼셉티브(Perceptive Advisors)가 신규 참여했다.
에뮬레이트의 장기칩은 얇고 좁은 채널에 사람의 세포와 조직을 배열해 물리적인 힘을 가했을 때 실제 장기와 유사하게 작동하도록 만든 칩이다. 사람의 세포와 조직을 직접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세포배양이나 동물실험보다 정확도가 향상될 수 있으며 윤리적 문제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에뮬레이트는 이번 투자금을 면역학, 신경염증, 종양 모델링 등의 영역에서 새로운 장기칩 모델을 만드는 연구개발에 사용한다고 밝혔다. 또한 성장하는 글로벌 수요에 맞춰 새로운 2개 유통사를 통한 아시아-태평양지역 사업 확장을 계획중이다.
현재까지 에뮬레이트가 개발한 장기칩은 뇌칩, 결장칩, 십이지장칩, 신장칩 등이 있으며, 장기칩을 활용해 감염증부터 암, 염증, 마이크로바이옴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하고 있다. 에뮬레이트는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존슨앤존슨(J&J), 머크(MSD) 등 빅파마들과 거래를 하고 있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미국 육군 등과도 협력하고 있다.
짐 코벳(Jim Corbett) 에뮬레이트 대표는 “이번 투자는 에뮬레이트의 장기칩이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인간을 연구할 수 있게 한다는 증거”라며 “장기칩 기술이 약물 발굴과 파이프라인 개발의 형태를 바꿀 것이며, 궁극적으로 불필요한 동물실험을 없앨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코로나19의 관련 연구에도 에뮬레이트의 제품이 사용된다. 지난해 10월 에뮬레이트는 FDA와 코로나19 백신에 관한 공동개발(CRADA) 계약을 맺었다. 계약에 따라 FDA는 에뮬레이트의 폐-칩을 사용해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보호면역에 대한 평가를 진행한다. 이에 더해, 에뮬레이트는 지난해 12월부터 미국 육군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와 폐의 상호반응 연구를 위해 에뮬레이트 폐-칩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3월 미국 하원에서는 실험동물 사용과 관련된 ‘2021년 인도적 연구 및 시험법(Humane Research and Testing Act of 2021)’이 발의된 바 있다. 발의 내용에 따르면, 치료제 후보물질의 30%가 동물모델을 사용한 전임상에서는 긍정적이었으나 임상에서 독성문제로 실패하며, 65%는 효능 문제로 실패한다. 법안은 제정일 기준으로 1년 이내에 실험동물 대체를 위한 국립센터를 설립하고, 동물을 사용하지 않고 시험이 가능하도록 관련 기술 지원과 과학자들에 대한 교육을 진행한다는 내용을 포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