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차대근 기자
프랑스의 다이아큐레이트(Diaccurate)는 지난 8일(현지시간) 독일 머크(Merck KGaA)로부터 경구형 PAM(PI3K/AKT/mTOR) 이중저해제 ‘DIACC3010’을 라이선스인(L/I)한다고 밝혔다.
이번 딜의 계약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며 머크는 라이선스아웃과 함께 다이아큐레이트의 지분인수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구체적인 지분 인수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PAM은 세포의 성장과 증식 등에 관여하는 신호전달경로다. 성장인자가 세포표면에 있는 수용체에 결합하면 PI3K가 활성화되고, 신호가 전달됨에 따라 순차적으로 PDK1, AKT, mTOR 복합체가 활성화된다. 이후 최종적으로 p70S6K가 단백질 합성과 세포 성장을 촉진한다. PAM 경로의 비정상적인 활성은 고형암에서 흔하게 발견되며, 특히 유방암에서 자주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DIACC3010는 혈뇌장벽(blood-brain barrier, BBB)을 통과할 수 있는 AKT1/3과 p70S6 이중저해제다. 다이아큐레이트는 PAM 경로에서 1개 요소만 저해하는 경우에는 효능이 제한적이며, AKT의 저항성 보상 활성화(resistant compensatory activation)를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DIACC3010는 AKT1/3과 p70S6를 동시에 저해해 PAM저해를 강화하고 보상 피드백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이 DIACC3010의 강점이라는 설명이다. 다이아큐레이트는 안전성의 측면에서도 DIACC3010가 고혈당증을 유발하는 AKT2는 저해하지 않아 다른 PAM 저해제에서 발견되는 고혈당 관련 부작용이 적을 것으로 봤다.
다이아큐레이트는 DIACC3010을 난치성 고형암과 혈액암 대상으로 적응증 탐색을 하기 위한 개념입증(Proof-of-Concept, PoC) 임상2상을 계획중이다. 고형암 타깃으로는 PAM 돌연변이의 높은 유병률(prevalence)과 관련있는 삼중음성유방암(Triple Negative Breast Cancer, TNBC) 및 위암, 혈액암 타깃으로는 PI3K 대사가 주요 역할을 하는 재발성/불응성 B세포와 T세포 백혈병을 표적으로 집중한다. 임상2상은 내년 하반기에 시작할 계획이다.
이번 인수로 DIACC3010는 다이아큐레이트의 파이프라인에서 임상을 시작할 수 있는 유일한 약물이 됐다. 도미닉 브리든(Dominique Bridon) 다이아큐레트 대표는 “DIACC3010는 기존의 항암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으며, 미충족수요가 큰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머크가 진행한 DIACC3010의 임상1상 결과는 지난달 18일 논문으로 발표됐다(doi: 10.1186/s13045-021-01132-z). 임상에는 101명의 고형암 환자가 참여했으며, DIACC3010 단독투여(n=62)를 받거나 기존 치료제인 ‘트라스투주맙(trastuzumab)’(n=13) 또는 ‘타목시펜(tamoxifen)'(n=26)과 병용투여 받았다.
임상결과, DIACC3010 단독투여군의 27.4%가 12주차에 안전병변(Stable Disease, SD)을 보였으며 객관적반응은 확인되지 않았다. 2개의 병용군에서 각각 1명의 유방암 환자가 부분관해(partial response, PR)를 보였다. 부분관해를 보인 환자는 각각 31개월과 2.7개월의 무진행생존기간(Progression-Free Survival, PFS)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