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차대근 기자
센테사 파마슈티컬(Centessa Pharmaceuticals)은 지난 9일(현지시간) 혈우병 치료제 후보물질 ‘세르핀피시(SerpinPC)’가 임상2a상에서 모든 출혈에 대한 연간출혈률(annualized bleeding rate, ABR)의 중간값을 최대 88% 감소시키는 효능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세르핀피시는 비타민K 의존성 항응고 단백질인 활성화된 단백질C(activated protein C, APC)를 저해하는 약물이다. APC는 프로트롬빈을 트롬빈으로 전환해 혈액응고에 관여하는 프로트롬빈분해효소(Prothrombinase)를 지속적으로 분해한다. 세리핀피시는 이 APC를 저해해 혈우병 환자의 트롬빈 균형을 조절하는 컨셉이다.
센테사는 세르핀피시가 모든 유형의 혈우병을 치료할 수 있으며, 다른 출혈 장애의 출혈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혈우병은 혈액응고인자의 결핍이 원인이며, VIII인자 결핍인 A형 혈우병과 IX인자 결핍인 B형 혈우병가 전체 환자의 약 95% 이상을 차지한다. 혈우병환자의 경우 외상으로 인한 출혈 외에도 자발적인 내부 출혈이 발생하며, 출혈의 70%이상이 관절에서 발생한다. 이러한 관절자발출혈은 근골격계와 관절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세르핀피시 임상2a상에는 예방적 치료를 받지않은 A형 혈우병 또는 B형 혈우병을 가진 23명의 남성들이 참여했다(NCT04073498). 환자들은 3가지 코호트(0.3, 0.6, 1.2mg/kg)로 분류되어 각각의 용량으로 세르핀피시를 4주마다 1번씩, 24주간 총 6번 피하(SC)투여받았다. 사전 정의된 1차 평가기간은 치료 마지막 12주로 정해졌다. 임상에서 센테사는 세르핀피시 투여 후 환자들이 직접 보고한 연간출혈률을 조사해 효능을 확인했다.
치료 마지막 12주간 모든 출혈에 대한 연간출혈률의 중간값은 0.3 mg/kg, 0.6mg/kg, 1.2mg/kg군에서 각각 80%, 70%, 88% 감소했다. 관절자발출혈(Spontaneous Joint Bleed)의 연간출혈률 중간값은 0.3, 0.6, 1.2mg/kg군에서 각각 76%, 69%, 94% 감소했다. 모든 결과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했다. 6개월간 3회이상 출혈이 생기는 관절인 ‘표적관절(target joint)’ 갯수의 중간값도 2.5에서 0으로 감소했으며, 임상 시작때는 환자 전원이 표적관절을 가지고 있었으나 임상 마지막 시점에 15명은 표적관절을 가지지 않게 됐다. 효능은 A형 혈우병군(n=18)과 B형 혈우병군(n=4)에서 유사했다.
1명의 환자가 주사부위 반응으로 임상을 중단했으며, 다른 치료관련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았다. 임상을 끝낸 22명의 환자들은 전원 48주간 4주마다 60mg의 세르핀피시를 투여받는 확장임상에 참여한다. 확장임상의 결과는 내년 하반기에 나올 예정이다.
안트완 이베르(Antoine Yver) 센테사 CMO(Chief Medical Officer)는 "이번 임상에서 A형과 B형 혈우병 환자 모두에서 보인 출혈의 감소와 지속적인 내약성은 고무적이었으며, 우리는 세르핀피시의 허가 승인을 위해 글로벌 개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센테사는 지난 2월 16일 2억5000만달러의 시리즈A를 유치하며 10개의 비상장 회사를 인수한 바 있으며, 세르핀피시는 당시 인수된 아핀테X(ApcinteX)가 개발하던 치료제 후보물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