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노신영 기자
로슈(Roche)가 독일 소재 진단기업 티브 몰비올(Tib Molbiol)을 인수하며 코로나19 등 광범위 전염병 및 감염질환에 대한 PCR기반 진단사업 강화에 나섰다.
로슈는 지난 9일(현지시간) 장기 파트너사 티브 몰비올 그룹의 발행주식 100%를 인수하기 위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인수조건은 공개하지 않았으며, 티브 몰비올의 인수거래는 올해 4분기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로슈는 이번 인수를 통해 티브 몰비올의 분자진단 에셋을 확보함으로써, SARS-CoV-2 변이체 검출과 같은 신규 전염병 및 광범위 감염질환에 대한 로슈의 자체 분자진단 포트폴리오를 확장시킬 계획이다.
티브 몰비올은 45종류의 체외진단(CE-IVD) 테스트와 100종 이상의 연구전용 검출 키트를 확보하고 있다. 로슈는 티브 몰비올 인수 후, 자사의 핵산 정량 기기 ‘LightCycler PCR’ 시스템과, DNA, RNA, 바이러스 핵산 추출 기기인 ‘MagNA Pure’ 샘플 추출 시스템을 통해서 티브 몰비올의 진단에셋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로슈와 티브 몰비올은 지난 20여년간의 파트너십을 통해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탄저병,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H5N1), 중동 호흡기 증후군(MERS), 신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H1N1), 에볼라 바이러스, 지카 바이러스, 코로나19 바이러스 ‘SARS-Cov-2’ 및 변이 바이러스 등 다양한 감염성 질환과 전염병에 대한 진단키트를 개발했다.
특히 로슈는 티브 몰비올이 지난 2001년도에 발병한 탄저병, 그리고 2003년 발병한 SARS-CoV1를 검출할 수 있는 분자진단키트를 단기간에 개발함으로써, 신종 감염성 질병에 대한 빠른 분석을 토대로 해당 병원체를 검출할 수 있는 PCR 진단 어세이(assay) 개발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점으로 덧붙였다.
토마스 슈네커(Thomas Schinecker) 로슈 진단부문 CEO는 “이번 인수를 통해, 기존 병원체에 대한 검출 테스트와 신규 병원체 및 잠재적인 전염병 위험이 있는 병원체에 대한 대응책을 확장할 수 있게 됐다”며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됐을 때, 로슈와 티브 몰비올은 협업을 통해 코로나바이러스가 처음 확인된 지 불과 며칠 후인 2020년 1월에 SARS-Cov-2 진단 테스트를 개발했다. 이번 인수로 로슈는 의료 비용을 경감시킬 수 있는 진단 솔루션을 통해 환자의 질환개선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지난 4월 로슈는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진단 매출이 55% 증가함으로써,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대비 9% 감소한 항암제 부문의 매출감소를 메꿨다고 밝혔다. 진단분야로 1분기 매출 특수를 누린 로슈는 최근 진단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꾸준히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월 로슈는 미국 진단기업 젠마크 다이아그노틱스(GenMark Diagnostics)를 약 18억달러에 인수했다. 로슈는 젠마크의 현장진단(Point of care, PoC) 포트폴리오 ‘ePlex’ 시스템을 기반으로 혈액 감염질환에 대한 PCR 진단 프로그램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