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노신영 기자
셀트리온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한 신규 항체 ‘CT-P63’의 본격적인 임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수 셀트리온 연구개발본부 세포공학팀 부장은 지난 14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호텔에서 개최된 글로벌바이오컨퍼런스(GBC2021)의 온라인 발표를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항체 ‘CT-P63’과 렉키로나의 칵테일 요법 임상시험계획(IND)을 준비중이라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IND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김 부장은 유전자재조합의약품 포럼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 시 고려사항' 발표세션에서 코로나19 항체 ‘렉키로나(Regkirona, regdanvimab)’의 개발과정과 더불어 남아공 베타변이, 브라질 감마변이 및 인도 델타변이 등 현재 유행하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3종에 대한 렉키로나의 효능평가 비임상 결과 등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렉키로나의 in vitro 중화능 평가시험에서, 렉키로나는 베타, 감마,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능 감소를 보였다. 3종류의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IC50 및 IC90 수치가 기존 야생형(Wild Type) 코로나19 바이러스 대비 증가했기 때문이다. IC50은 바이러스의 50% 중화에 필요한 항체농도를 의미하며, 수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효능이 낮다는 의미다.
때문에 셀트리온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렉키로나의 중화능 감소가 실제 치료효과에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3종류의 변이 바이러스 감염 마우스 모델을 대상으로 렉키로나의 효능시험을 진행했다. 비임상 효능시험은 베타, 감마,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hACE2 발현 마우스를 대상으로 위약 및 렉키로나를 5mg/kg, 20mg/kg, 40mg/kg, 80mg/kg씩 용량별로 투여한 뒤 체중변화, 생존율(Survival rate) 변화, 바이러스 역가를 측정해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렉키로나의 효능을 확인했다.
마우스 효능시험 결과, 렉키로나는 3종류의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질환개선 효과를 보였다. 렉키로나 중화능이 가장 많이 감소했던 베타 변이형 바이러스의 경우, 바이러스 감염 6일차에 위약군의 체중은 정상체중의 약 70%까지 감소한 반면 렉키로나를 투여한 마우스는 80~90%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체중감소 방어효과가 있었다.
감마 변이형 바이러스의 경우, 감염 6일차까지 위약군 및 렉키로나 투여군 모두 체중감소 경향이 있었으나 위약군은 이후 체중을 회복하지 못한 반면 렉키로나 투여군은 감염 7일차부터 체중이 증가해 정상체중 수준까지 회복했다. 델타 변이형 바이러스의 경우, 용량에 따른 효능 차이가 있었지만 렉키로나 40mg/kg 및 80mg/kmg 투여군은 체중이 거의 감소하지 않았다.
모든 렉키로나 투여군은 바이러스 감염 6일차에 생존률 100%를 보였으며, 상부 호흡기관 비강(Nasal) 및 하부 호흡기관 폐(lung) 내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부장은 이번 동물 효능실험 결과를 토대로, 렉키로나의 변이형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임상적 치료효능을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마우스모델에 렉키로나 정맥투여(IV) 후 폐 내에 분포하는 항체 농도를 바이러스 변이별로 확인한 결과, 가장 높은 중화능 감소를 보였던 베타 변이형 바이러스의 경우 IC50의 72배, IC90의 9배에 해당하는 항체가 폐에서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델타 변이형 바이러스의 경우 IC50의 121배, IC90의 72배에 해당하는 항체가 폐에서 확인됐다. 즉, 변이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렉키로나의 중화능이 감소하더라도 치료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농도의 항체가 폐 내에 존재함으로써 중화능의 감소를 극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뒤이어 김 부장은 추후 발견될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책으로 항체 CT-P63을 활용한 렉키로나 칵테일 요법에 대해 발표했다.
코로나19 항체 후보물질 CT-P63은 렉키로나를 개발할 당시 셀트리온이 발굴한 63번째 항체 후보물질로, 야생형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능은 렉키로나보다 낮았지만,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능은 렉키로나 보다 높았다고 설명했다.
김 부장은 “CT-P63는 렉키로나의 백업(back up) 개념으로, 리제네론(Regeneron)의 칵테일용 항체 '임데비맙(imdevimab)'과 유사하다“라며 “CT-P63을 칵테일 형태로 활용함으로써 델타 이후 추가로 발견될 변이형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준비중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셀트리온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렉키로나의 효능분석 실험결과를 이달말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부장은 “7월 3주차 이후의 국내 코로나 환자 중 50% 이상은 델타변이 바이러스로 확인됐다”며 “셀트리온은 7월 3주차 전후를 기준으로 렉키로나를 투여받은 환자대상 효능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결과는 9월말 확보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렉키로나는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조건부 허가를 받은 후 9월 10일 기준 국내 101개 병원, 약 1만4000명 환자에게 투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