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차대근 기자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데이비드 줄리어스(David Julius) UCSF(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교수와 아르뎀 파타푸티안(Ardem Patapoutian) 하워드휴즈 의학연구원(Howard Hughes Medical Institute) 교수가 선정됐다. 이들은 ‘온도와 촉각수용기’ 발견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노벨위원회는 지난 4일(현지시간) 줄리어스 교수와 파타푸티안 교수를 2021년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벨위원회는 “이들은 우리의 감각과 환경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에서 부족했던 연결고리를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줄리어스 교수는 우리의 피부에서 열에 반응하는 센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규명해냈다. 줄리어스 교수는 열에 대한 센서를 찾기 위해 열감을 일으키는 캡사이신을 사용했다. 줄리어스 교수 연구팀은 감각 뉴런에서 발현되는 수백만개의 DNA 단편 라이브러리를 만들고, 캡사이신에 일반적으로 반응하지 않는 배양세포에서 개별 유전자를 발현시켰다. 그 결과 연구팀은 세포가 캡사이신에 민감해지도록 하는 단일 유전자를 발견했다.
연구팀은 후속연구에서 이 유전자가 이온채널을 암호화한다는 걸 파악했고, ‘TRPV1(transient receptor potential vanilloid 1)’으로 이름 붙였다. 줄리어스 교수는 이 채널이 고통으로 인식되는 수준의 온도에서 활성화되는 열감지 수용체라고 설명했다.
이후 줄리어스 교수는 반대로 차가운 감각을 느끼게 하는 멘톨을 사용해 차가움에 활성화되는 수용체 ‘TRPM8(Transient receptor potential melastatin 8)’을 찾았으며, TRPV1과 TRPM8에 관련된 추가 이온채널들을 확인하고 그 채널들이 다양한 온도에서 활성화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현재 많은 연구실에서 이 채널들을 없앤 마우스 모델을 통해 이 채널들의 역할에 대한 후속 연구를 하고 있다.
파타푸티안 교수는 기계적 자극이 어떻게 압력이나 촉각 신호로 전환될 수 있는지 연구했다. 파타푸티안 교수 연구팀은 먼저 마이크로피펫으로 찔렀을 때 측정가능한 전기 신호를 보이는 세포주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반응을 보이는 수용체가 이온채널이라고 가정하고, 총 72개의 후보유전자들을 선정해 하나씩 세포에서 비활성화시키며 유전자를 확인했다. 그 결과 비활성화됐을때 기계적 민감성을 떨어뜨리는 유전자가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유전자를 ‘Piezo1(Piezo Type Mechanosensitive Ion Channel Component 1)’이라고 이름붙였으며, 유전자의 유사성에 기반해 2번째 유전자를 찾았다. 2번째로 발견된 유전자는 ‘Piezo2(Piezo Type Mechanosensitive Ion Channel Component 2)’로 이름 붙여졌다. Piezo2의 발현은 감각뉴런에서 높게 나타났다.
후속연구에서 Piezo2 이온채널은 촉각에 매우 중요하다고 밝혀졌다. 특히 Piezo2는 우리 몸의 자세와 움직임을 조절하는 고유감각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보여줬다. 이밖에 추가 연구를 통해 연구팀은 Piezo1과 Piezo2이 세포막의 압력에 따라 직접적으로 활성화되며, 이 2개의 채널이 혈압, 호흡, 방광조절 등에 관여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노벨상위원회는 "확인된 이온채널은 다양한 생리학적 과정과 질병 연구에 중요하며, 만성통증과 같은 다양한 질병의 치료법 개발에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