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아 객원기자
면역관문 억제제가 항암치료에 있어서 매력적인 치료제인 것은 틀림없지만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여전히 남아있다. 크게 4가지 정도로 정리해볼 수 있겠다.
먼저, 면역항암제에 대한 독성 반응을 해결하는 것이 관건이다. 약물 투여 시 면역반응을 조작함으로써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이나 면역 매개성 부작용으로 인한 감염증, 간질성 폐질환 등의 부작용에 주의해야한다. 그 외에도 설사, 발열, 피로, 피부반응 등이 빈번하게 관찰됐다.
두번째, 병용요법 전략에 대한 충분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본에서 옵디보와 면역요법을 병용한 60대 폐암 남성 환자가 사망했다. 또 다른 임상에서는 옵디보 투여 후 분자표적항암제(이레사, 타크리소 등)로 교체한 8명의 환자에게서 심각한 간질성폐렴이 일어났고, 그 중 3명이 사망하는 사례가 보고되었으며, 아직 정확한 사망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기전이 다른 면역관문 억제제들의 병용요법 또는 기존의 항암제와의 병용요법 등에서 우월한 치료효과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충분한 임상 데이터가 축적 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분별한 병용요법 진행은 주의해야한다.
세번째, 바이오마커 선별에 대한 논쟁도 피할 수 없다. PD-L1 발현이 높은 비소세포폐암 환자가 객관적 반응율도 높다는 임상결과에 따라, 일부에서는 PD-L1이 유망한 바이오마커 중 하나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PD-L1 유무와 관계없이 치료 반응성을 보이는 경우도 있으며, 암의 종류에 따라 PD-L1 발현율과 치료효과의 연관성은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발표되었다. 비용대비 효과적인 측면을 고려하는 것은 필수적이지만, 치료 예측 가능한 바이오마커를 선별하기 위해서는 신중한 논의가 있어야하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면역항암제의 비싼 약값이다. 여보이는 정맥주사를 통해 매 3주마다 총 4회 투여하는데, 60kg 성인 환자가 1회 약물 투여 시 약 3000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3달이면 1.2억원 정도의 약값이 드는 셈이다.
한국BMS, 한국오노약품공업, 한국MSD에 따르면 8월 1일부터 옵디보와 키트루다의 약가가 각각 35%, 30%씩 인하된다. 그래도 가격은 여전히 비싸다.
옵디보는 2주 간격마다 투여하는데, 60kg 성인 환자 기준으로 1회 투여 시 인하된 가격으로 약 340만원이다. 3주마다 투여되는 키트루다도 인하된 가격이 1회당 약 630만원에 달한다. 1년이면 8000만~1억원으로 환자가 전부 부담하기에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발생한다.
아직 우리나라는 면역항암제에 대해 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았다. 이번 옵디보와 키트루다의 약가인하 결정은 양측의 급여등재를 통해 시장선점을 위한 조치로 보인다.
최근에는 암 환우 및 가족들을 중심으로 면역항암제의 임상 정보를 공유하고 급여화 촉구를 위한 온라인 카페가 개설되었다 (http://cafe.naver.com/immunesystems).
조속한 급여진입이 절실한 상황이다. 발 빠른 급여화를 위해서는 정부, 제약업계 관계자, 의료진 그리고 환우 간의 사회적 논의가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좋은 약’이 그림의 떡이 아니라, 한 줄기 희망의 치료제가 되는 그 날이 빨리 오길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