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1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 회사로 시작했던 씨애틀제네틱스(Seattle Genetics; 현 씨젠(Seagen))과 이뮤노젠(Immunogen)의 현재 시가총액은 각각 31조5000억원과 1조8000억원으로 큰 격차가 벌어져있는데 그 결정적인 이유는 뭘까. 17배가 넘는 차이다. 이는 지난해 국내에서 라이선스아웃 6건이라는 최다 딜을 성사시킨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LegoChem Biosciences)가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한 고민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머리를 싸매고 고민한 끝에 레고켐바이오는 다가오는 10년을 준비하는 ‘Vision 2030’이라는 목표를 설정했다.
김용주 레고켐바이오 대표는 바이오스펙테이터와의 신년기획 인터뷰에서 “다가오는 2030년에는 ADC 분야의 글로벌 탑인 씨젠(Seagen)을 따라 잡겠다”고 말했다. 이는 스스로에 대한 다짐으로도 읽힌다.
김 대표는 “씨젠을 따라잡겠다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의미로 받아 들여주면 좋겠다. 모든 회사가 성장하는 방향이 있으며, 레고켐바이오도 해야할 영역이 있고, 하지 않아야 할 영역이 있다”며 “회사를 설립하기 전에 반드시 지키겠다고 생각한 원칙이 있었다. 그중 하나가 남의 떡이 커보이기 시작하면 망하는 징조라는 것이었다. 제조나 바이오시밀러는 규모의 싸움이지 바이오텍이 추구해야할 방향은 아니다. 적어도 레고켐바이오는 바이오텍으로서 제조 근처에도 가지 않겠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형 설비와 관리 노하우를 기반으로 한 국내대형 바이오제약사마저도 중국, 인도 등이 뛰어들면서 생존을 고민해야 할 분야가 바로 제조생산 비즈니스라는 생각이다. 최근 국내 신약 바이오텍이 안정적인 매출을 위해 잇따라 제조 비즈니스에 뛰어들고 인수에 나서는 것과는 상반된 시각이다.
김용주 대표는 “레고켐바이오는 혁신(innovation)에 또 혁신, 끝까지 혁신을 추구하겠다. 평소 연구원들에게도 혁신을 입에 닳도록 얘기한다. 혁신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레고켐바이오에 2022년은 전환점이 될 해로 보인다. 본격적인 임상개발 바이오텍으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레고켐바이오는 위치특이적 링커기술을 적용한 ADC 후보물질의 첫 임상 결과가 나오면서, 차세대 플랫폼으로서 가능성을 보여주는 데이터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4~5개의 ADC 후보물질이 글로벌 임상단계로 진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