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서윤석 기자
앨라일람(Alnylam Pharmaceuticals)은 21일(현지시간) ATTR 아밀로이드 다발신경병증(ATTR-PN) RNAi 후보물질 ‘부트리시란(vutrisiran)’ 임상 3상(NCT03759379) 18개월 장기 추적결과 모든 임상종결점을 충족시킨 긍정적인 결과를 밝혔다.
부트리시란은 기존에 승인받은 ATTR RNAi 치료제 ‘온파트로(Onpattro, patisiran)’을 개선해 3개월에 1번씩, 연 4회 피하투여(SC)하는 방식의 RNAi 약물이다. 온파트로는 3주에 1회 정맥투여방식으로 부트리시란이 승인되면 환자들의 투여 편의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트리시란은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검토 중으로 오는 4월까지 허가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발표에 따르면 앨라일람은 ATTR-PN(polyneuropathy) 환자 164명을 부트리시란 25mg 투여군(122명), 대조약물인 파티시란(patisiran) 0.3mg/kg 투여군(42명)으로 나눠 3개월마다 피하투여(subcutaneous injection)해 임상을 진행했다. 위약군은 파티시란의 안전성과 효과를 평가했던 임상 3상(NCT01960348, APOLLO) 데이터를 사용했다.
그 결과 부트리시란 투여군은 mNIS+7(modified Neuropathy Impairment Score)가 0.46점 감소(개선)해 28.09점 증가(악화)한 위약보다 28.55점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p<0.0001). 부트리시란으로 치료받은 환자들의 48%(vs 4%)에서 mNIS+7 점수가 개선된 결과를 나타냈다. mNIS+7은 근력저하, 근육의 신장반사(stretch reflex), 감각상실, 자율신경계 손상 등을 수치화해 아밀로이드증 환자의 증상을 측정하는 방법이다.
또 삶의질 지표인 Norfolk QoL-DN 분석에서 부트리시란 투여군은 1.2점 감소(개선), 위약군은 19.8점 증가(악화)해 21점 차이로 유의미하게 개선된 결과를 나타냈다(p<0001). 부트리시란 투여군의 57%(vs 10%)는 위약군보다 삶의질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부트리시란 투여군은 보행속도(10-MWT), 영양상태(mBMI) 등의 2차 종결점을 모두 유의미하게 개선한 결과를 보였다.
앨라일람은 부트리시란 투여군의 탐색적임상에서 혈액 내 TTR(transthyretin) 단백질 수치와 심장기능 마커인 NT-proBNP가 유의미하게 감소한 결과를 보였다. 먼저 부트리시란 투여군은 대조약물인 온파트로와 비교해 혈액내 TTR 단백질 감소정도에서 비열등성(non-inferiority)을 보였다. 부트리시란 투여군은 18개월차 분석에서 TTR 단백질 수치 감소가 지속되고 있었으며, 평균 88% 낮아진 결과를 나타냈다.
부트리시란 투여군은 심장 스트레스 바이오마커인 NT-proBNP가 0.96(vs 1.96, p<0.0001)으로 위약군보다 유의미하게 낮았으며, 심박출량(cardiac ouput)과 좌심실 확장기용적(LV end diastolic volume) 등도 유의미하게 개선한 결과를 나타냈다.
부트리시란은 안전성에도 문제가 없었다. 10% 이상의 환자에게서 발생한 치료관련긴급한이상반응(TEAE)는 낙상, 사지통증, 설사, 말초부종 등이 보고됐으며 사지통증 및 관절통을 제외한 대부분의 이상반응은 위약과 유사하거나 더 낮은 비율로 발생했다. 주사부위반응은 5명(4.1%)의 환자에게서 나타났으나 모두 경증으로 일시적이었다.
부트리시란 투여군에서 임상연구를 중단한 사례가 3건(2.5%) 보고됐으나, 치명적이지 않은 심부전 1건, 사망사례 2건으로 모두 부트리시란과 연관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ATTR 아밀로이드증은 노화 또는 유전적 돌연변이로 인해 TTR 단백질이 잘못 접히면서 심장이나말초신경 등에 아밀로이드가 축적돼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다. 아밀로이드가 축적되는 조직에 따라 증상이 다르며 심근병증(cardiomyopathy, ATTR-CM)과 다발신경병증(polyneuropathy, ATTR-PN) 등으로 진단된다. 전 세계적으로 ATTR 심근병증 환자들은 약 30만~50만명으로 추정되며, 진단 후 4년내에 심부전 등으로 사망할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레나 데농코트(Rena N. Denoncourt) 앨라일람 부사장은 “부트리시란의 신경병증손상 및 삶의질 개선효과가 18개월간 유지됐으며 안전성 프로파일도 인상적이었다”며 “부트리시란은 현재 전세계 여러 규제당국에서 승인검토를 받고 있으며, ATTR-PN 환자들에게 분기별 1회 피하투여하는 치료옵션으로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이비드 아담스(David Adams) 파리-사클래대병원(Université Paris-Saclay) 교수이자 HELIOS-A 임상 수석연구원은 “부트리시란은 추가적인 결과를 보여줌으로써 연 4회 피하투여하는 매력적인 치료옵션으로 생명을 위협받는 아밀로이드증 환자들이 가진 미충족 의료수요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한편 앨라일람의 ATTR RNAi 온파트로는 지난해 4억75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