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윤소영 기자
질병에 대한 새로운 타깃을 찾기 위해서는 기존 데이터와 새로운 정보들을 접하고 이를 바탕으로 질병과 타깃의 연관성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모든 논문을 읽고 질병과 타깃에 대한 연관성을 찾아내는 일은 가능하지 않고 새롭게 쏟아져나오는 정보들을 따라가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많은 시간과 노력에도 타깃 발굴이 쉽지 않은 이유다. 지금까지 승인된 치료제의 타깃이 전체 인간 단백질의 약 3%에 불과한 점만 봐도 이 어려움을 가늠할 수 있다.
국내 AI신약 개발기업인 스탠다임(Standigm)은 컴퓨터로 사람의 언어를 분석하고 처리하는 자연어처리(NLP) 기술을 활용해 더욱 넓은 범위의 논문을 빠르게 커버할 수 있도록 하는데 착안했다.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에 가설탐색과 결과예측에 특화된 인공지능(AI)을 적용해 새로운 타깃을 제안하는 타깃발굴 플랫폼과 타깃에 대한 최적 디자인을 가지는 화합물발굴 플랫폼을 개발했다. 평균 4~5년 걸리던 타깃발굴부터 후보물질 확보까지의 기간이 스탠다임의 플랫폼을 활용하면 7개월만에 가능하다는 것.
특히 스탠다임의 타깃발굴 플랫폼은 질병에 대한 타깃을 보여주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타깃이 도출된 근거까지 제공해준다는 점이 기존 AI 플랫폼과 다르다. 해당 타깃이 어떤 경로로 질병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해석까지 가능하다는 의미다. 타깃발굴 AI 플랫폼으로 발굴한 약물로 지난해 임상에 진입하는 등 글로벌 선두를 달리고 있는 AI 신약개발기업 인실리코(Insilico medicine)는 질병에 대한 유효한 값을 가지는 타깃을 보여주는데 비해 "스탠다임의 플랫폼은 질병에 대한 신규타깃을 해석 가능한 근거와 함께 제시하는 플랫폼”이라고 김진한 스탠다임 대표는 강조했다.
이같은 스탠다임의 차별성은 의미있는 투자를 이끌어냈다. 스탠다임은 지난해 테마섹(Temasek)의 자회사인 파빌리온 캐피탈(Pavilion capital)로부터 1000만달러(약 112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파빌리온은 글로벌 AI 신약개발에서 가장 앞서있는 회사인 인실리코와 슈뢰딩거(Schrodinger)에 투자한 회사다. 김 대표는 "스탠다임은 AI 드럭 디스커버리 트랙에서 파빌리온의 투자를 받은 세번째 회사다. 파빌리온은 스탠다임이 두 회사와 비슷한 수준의 기술력, 성장성을 보이겠다고 판단을 하고 투자한 것"이라고 말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