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Lunit)은 암조직에서 종양침투림프구(TIL)를 측정하는 AI 바이오마커가 면역항암제 병용투여에도 적용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임상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루닛은 면역항암제 치료를 받은 비인두암(Nasopharyngeal Cancer) 환자에게 AI 바이오마커 '루닛 스코프(Lunit SCOPE)'를 적용해 치료 반응을 예측할 가능성을 세계적 암 연구 학술지 '클리니칼 캔서리서치(Clinical Cancer Research, IF=13.8)'에 온라인 게재됐다고 1일 밝혔다. 해당 저널은 미국 암 연구학회(AACR)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이다.
비인두암은 주로 남중국, 대만 등 아시아 환자에 흔히 생기는 암이다. 비인두암에서는 PD-L1이 발현됨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면역항암제 치료효능에 대한 임상연구가 활발하지 않았다. 또한 비인두암은 다른 암과 달리 PD-L1 바이오마커가 면역항암제의 효능을 예측하지 않아, 예측인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번 연구는 김범석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와 정현애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를 중심으로 대한항암요법 연구회와 함께 국내 8개 병원 비인두암 환자 36명을 대상으로 PD-1 면역항암제 ‘니볼루맙(제품명: Opdivo)’과 화학항암제 ‘젬시타빈(Gemcitabine)’을 병용투여하는 임상2상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객관적반응률(ORR)은 36.1%, 질병통제율(DCR) 97.2%를 확인했으며, 무진행생존기간(PFS) 중간값은 13.8개월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생존기간(OS) 중간값은 아직 도달하지 않았으며, 6개월 시점에서 97% 환자가 생존했다.
연구팀은 분석 과정에서 바이오마커 플랫폼인 루닛 스코프를 적용해 환자의 치료 반응을 예측했다. 연구진은 루닛 스코프를 활용해 환자별 TIL을 공간적으로 분석한 면역학적 형질에 따라 각각 ▲면역 활성(Inflamed) ▲면역 제외(Immune-Excluded) ▲면역 결핍(Immune-Desert) 등 3가지 면역 표현형(IP)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면역 활성 그룹에서 면역항암제의 긍정적 치료 효과를 예측한 반면 면역 제외 그룹에서는 병용요법에 대한 내성으로 인해 환자의 PFS가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HR=4.4). PD-L1 바이오마커가 역할을 하지 못하는 비인두암에서 루닛 스코프를 활용해 면역 표현형을 분류하면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예측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이번 연구는 현재까지 연구가 많지 않았던 비인두암에 대한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를 예측하고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면역항암제 단독요법 뿐 아니라 기존 항암제와 병용요법으로 진행한 실제 임상 환경에도 루닛 스코프를 활용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루닛은 올해 들어 3월 JCO(Journal of Clinical Oncology, IF=44.54)와 6월 유럽 암학회지(EJC(European journal of Cancer), IF=9.162) 등 루닛 스코프의 면역항암제 치료효과 예측 연구결과를 종양학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지에 잇달아 게재하며 AI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환자별 맞춤형 암 치료 가능성을 밝혀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