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윤소영 기자
로슈(Roche)가 지도모양위축(GA) 치료제로 개발중이던 임상2상 단계의 HtrA1(High-temperature requirement A1) 항체의 개발을 중단한다.
로슈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올해 3분기 실적발표에서 GA 타깃 ‘RG6147’의 2상과 B형간염(HBV) 치료제로 개발중이던 ‘RG7907’의 임상2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RG6147은 로슈 자회사 제넨텍(Genetech)이 노인성황반변성(AMD)의 위축형인 GA 치료제로 개발해온 약물이다. 제넨텍은 HtrA1의 발현이 GA 병변 주위에서 증가돼 있는 것을 확인하고, 망막에 주로 분포하는 HtrA1이 세포외기질(ECM) 단백질을 분해해 광수용체, 망막색소상피(RPE) 등을 위축시키는 것으로 봤다. 이에 제넨텍은 HtrA1 항체를 GA 타깃 치료제로 개발했으며 지난 2017년 임상1상(NCT03295877), 2019년에는 임상2상(NCT03972709)에 진입했다.
로슈는 이번 개발중단과 관련, 임상2상 및 오픈라벨 확장임상에서 확인된 RG6147의 위험/편익비율(risk/benefit ratio) 분석에 따라 환자 치료 중단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RG6147의 임상개발은 중단됐지만, 로슈는 여전히 3개의 GA 임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남은 로슈의 GA 프로그램으로는 아이오니스(Ionis Pharmaceuticals)와 개발중인 FB(complement factor B) 타깃 ASO(antisense oligonucleotide) 약물 ‘RG6299’, 리니지(Lineage Cell Therapeutics)와 개발중인 RPE 세포치료제 ‘RG6501’, 비공개 약물 ‘RG6312’ 등이 있다. ASO 약물인 RG6299는 현재 임상2상이 진행중이고, 나머지 두 약물은 임상1상 단계다.
안과질환은 로슈의 핵심사업 중 하나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로슈는 이번 실적발표에서 VEGF-AxAng-2 이중항체 ‘바비스모(Vabysmo, faricimab)’의 런칭 실적을 홍보하기도 했다. 바비스모는 미국 시판 7개월만에 16만5000바이알 수출을 달성했으며, 바비스모의 올해 3분기까지의 매출은 2억8200만스위스프랑을 기록했다.
바비스모는 지난 1월 신생혈관성 노인성황반변성(nAMD, 혹은 wAMD)과 당뇨병성 황반부종(DME) 치료제로 FDA의 시판허가를 받았으며, 지난 9월에는 유럽의약품청(EMA)의 승인도 받았다. 바비스모는 4개월 간격으로 안구내 투여하는 약물로, 기존 황반변성 및 황반부종 치료제인 ‘아일리아(Eylea, aflibercept)’ 대비 투약간격을 늘렸다는 장점이 있다.
로슈가 이번 실적발표에서 임상중단 소식을 알린 다른 에셋인 RG7907은 CpAM(core protein allosteric modulator) 약물이다. CpAM은 B형간염 바이러스의 캡시드(capsid) 조립에 핵심 역할을 하는 코어단백질(core protein)에 작용하며, 바이러스 복제를 저해하는 기전을 갖는다.
로슈는 지난 2019년 RG7907의 임상1상 결과를 유럽 간연구학회(EASL)에서 발표했으며, 2020년에 임상2상(NCT04225715)을 시작했다. 하지만 끝내 개발중단을 결정했으며, 그 이유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RG7907의 개발은 중단됐지만 로슈는 HBV 치료제 부문에서도 3개의 임상개발 프로그램을 진행중이다. 모두 2상 단계의 약물로, PD-L1 타깃 ASO ‘RG6084’, 디서나(Dicerna Pharmaceuticals) 및 노보노디스크(Novo Nordisk)와 공동개발중인 siRNA 약물 ‘RG6346’, TLR7 작용제 ‘RG7854’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