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LG화학(LG Chem)이 항암제 제품을 가진 나스닥 상장사를 5억6600만달러에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그동안 움츠려 들어있던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시장침체, 투자절벽의 분위기속에서 냉기만 흐르던 업계에 국내 대기업이 바이오제약 분야에 과감한 베팅에 나섰다는 점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변화의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LG화학이 인수에 나선 아베오 온콜로지(AVEO Oncology; 아베오 파마슈티컬)는 지난해 미국에서 신장암 항암제 제품 ‘포티브다(FOTIVDA®, tivozanib)’를 출시한 회사다. 당장 이번 딜을 바라봤을 때 가장 큰 성과는 LG화학이 미국시장에 항암제 제품의 상업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으로 보여진다.
그런데 이번 LG화학의 아베오 인수소식은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놀랍다는 반응으로 국내와는 약간 다른 미묘한 분위기가 읽힌다. 아베오가 그동안 걸어온 '험난하고 바람잘날 없었던 우여곡절'의 길을 되돌아봤을 때, 한국 소재 글로벌 대기업의 아베오 인수는 또 한번의 반전의 소식이라는 점에서다.
애초에 아베오가 포티브다의 상업화를 앞두고 나스닥시장에 상장했던 시점은 2010년이며, 지금으로부터 9년전인 2012년 포티브다의 허가서류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했었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에서 신장암 치료제로 시판허가를 받기 전까지 규제당국으로부터 2차례에 걸쳐 허가거절을 받는 뼈아픈 과정을 겪었다. 단순히 FDA 허가거절 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2010년대 중반 포티브다의 임상에 대한 경영진의 정보 은폐로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 조사, 주주소송, 경영진 사기죄로 인한 벌금형, 구조조정, 아스텔라스(Astellas)와의 파트너십 계약종료 등 그야말로 잡음과 고난의 연속이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