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엄은혁 기자
백스사이트(Vaxcyte)는 지난 26일(현지시간) 나스닥(Nasdaq)시장에 1875만주를 공모발행(public offering)하며 6억달러를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1주당 32달러로 보통주 1500만주 발행을 통한 4억8000만달러와, 1주당 31.999달러로 375만주의 워런트(pre-funded warrants) 발행을 통한 약 1억2000만달러를 합해 총 약 6억달러 규모의 자금조달이다.
백스사이트의 이번 자금조달은 백스사이트가 리드에셋으로 개발중인 24가 폐렴구균 접합백신(Pneumococcal Conjugate Vaccine, PCV) ‘VAX-24’ 개발을 위한 자금 확보로 해석된다. 백스사이트가 이같은 자금조달 소식을 알리기 며칠 전인 지난 24일(현지시간), 백스사이트는 VAX-24로 진행한 침습성 폐렴구균감염증(IPD) 개념입증(proof-of-concept) 임상1/2상의 긍정적인 탑라인 결과를 공개했다(NCT05266456).
백스사이트는 해당 임상에서 18~64세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VAX-24와 화이자(Pfizer)의 ‘프리베나20(Prevnar 20)’를 비교평가했다.
임상결과 VAX-24 투여군은 24개 혈청형(serotype) 모두에서 옵소닌화세포활성(opsonophagocytic activity, OPA) 반응과 IgG 항체반응을 보였다. 특히 VAX-24 2.2mcg 투여군은 OPA반응에서 기존 프리베나20으로 예방이 가능한 20개 혈청형에 대해 비열등(non-inferiority)한 것이 확인됐으며, 그중 16개 혈청형(3, 4, 6B, 7F, 8, 9V, 10A, 11A, 12F, 14, 15B, 18C, 19A, 19F, 23F, 33F)에 대해서 프리베나20보다 높은 면역반응을 보였다. VAX-24 투여군은 VAX-24 고유의 혈청형 4개(9V, 18C, 19F, 33F)에 대한 면역반응에서도 통계적 유의성을 보였다. VAX-24의 안전성과 내약성은 프리베나20과 유사했다.
주로 관찰된 국소 및 전신반응은 중등도(mild-to moderate) 수준이었으며, VAX-24 투여 후 수일 내에 가라앉았다. VAX-24와 관련된 중증 부작용이나 새롭게 관찰된 만성질환은 없었다.
백스사이트는 해당 VAX-24 2.2mcg 용량군으로 임상3상에 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랜트 피커링(Grant Pickering) 백스사이트 공동설립자 및 CEO는 “이번 임상1/2상 탑라인 결과로 우리가 설정했던 모든 종결점을 충족한 것을 확인했다.”며 “VAX-24는 현재 표준으로 쓰이는 약물(standard-of-care)보다 넓은 범위의 환자들에 적용할 수 있고 면역효과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 폐렴구균 백신시장에 새로운 면역 표준을 제시할 기회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같은 소식과 함께 지난 24일 백스사이트의 주가는 전날보다 60.35% 상승한 가격으로 장을 마감했다.
폐렴구균감염증은 폐렴구균(Streptococcus pneumoniae)에 의한 감염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뇌수막염(meningitis), 균혈증(bacteremia), 폐렴, 중이염, 부비동염(sinusitis) 등 증상을 유발한다. 백스사이트에 따르면 미국에서 매년 90만명의 폐렴구균성 폐렴 환자가 발생하며 그중 2만8000명이 해당 질병으로 사망한다. 특정 폐렴구균주는 항생제 저항성을 가진다고 알려져 있고, 특히 소아와 장년층이 폐렴구균감염증에 취약하다고 알려져 있다.
화이자의 프리베나20은 지난해 6월 18세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20가 PCV다. 프리베나20은 기존 폐렴구균 백신 시장을 주도하던 화이자의 ‘프리베나13’에 7개 혈청형을 더한 총 20개 폐렴구균 혈청형(1, 3, 4, 5, 6A, 6B, 7F, 8, 9V, 10A, 11A, 12F, 14, 15B, 18C, 19A, 19F, 22F, 23F, 33F)에 대한 백신이다. 화이자가 발표한 지난 2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현재 미국내 프리베나20의 폐렴구균 백신시장 점유율은 97%에 달한다. 또한 화이자는 프리베나20의 매출액이 프리베나13과 프리베나20의 지난 2분기 성인 환자에서 달성한 매출액 4억3100만달러 중 3/4이상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백스사이트는 박테리아성 질환에 대한 백신을 개발하는 회사로 지난 2020년 2억8750만 달러에 IPO(기업공개)에 성공했다. 백스사이트는 65세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도 VAX-24 임상2상을 진행중이다. 백스사이트는 해당 임상에 대한 결과는 내년 상반기에 도출할 수 있을것으로 예상되며(NCT05297578), 소아(Infants)를 대상으로 하는 VAX-24의 임상1상 또한 내년 상반기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백스사이트는 그밖에도 31가 PCV ‘VAX-XP’에 대해 내년 하반기 IND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전임상단계에서 A군 연쇄상구균(Group A Streptococcus) 백신 ‘VAX-A1’과 치주염(periodontitis) 백신 ‘VAX-PG’을 개발중이다.
한편 폐렴구균 백신시장 점유율을 차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백스사이트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미국 머크(MSD)의 15가 PCV ‘백스누반스(Vaxneuvance)’는 프리베나13과의 비교평가 임상3상에서 비열등성을 보이며 FDA의 승인을 받았다. GSK 또한 올해 8월 33억달러에 어피니백스(Affinivax)를 인수하며 임상2상단계에서 개발중인 24가 PCV ‘AFX3772’를 확보했다. 사노피(Sanofi)는 지난 2014년 SK바이오사이언스와 21가 PCV ‘SP0202’ 공동개발 및 상업화 계약을 맺고 SP0202의 임상2상을 진행중이다.